“작음이 모여 큰 ‘우리’ 됐어요”
토요일 3교시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학교 내 성당에 하나 둘 모여 드는 이들이 있다.
『오늘 시작기도는 1학년 은진이 차례』
『성부와 성자와…』
기도소리의 주인공들은 바로 광주 살레시오 여자고등학교(교장=이정자 수녀) 가톨릭 학생회 쎌(Cell) 「밀알」 회원들.
매주 토요일마다 갖는 회합시간. 학년도 반도 틀리지만 마음만은 모두 하나되는 이들.
일주일동안 지내왔던 친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가올 새로운 한 주간을 또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계획을 세우는 이들의 모습엔 사뭇 진지함이 가득하다.
『지금은 작고 미약하지만 서로의 마음이 모여 큰 우리가 되자는 생각으로 「밀알」이라 이름지었어요』
살레시오 수도회의 3S 정신인 study(진리), smile(기쁨), service (봉사)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쎌 「밀알」은 교내 모범 동아리로 소문이 자자하다.
각종 축제와 부활전례, 성모의 밤 행사 등 학교의 굵직굵직한 행사에는 늘 이들이 함께 한다. 그뿐 아니라 학교 곳곳에 숨어있는 쓰레기를 줍고, 한 달에 한번씩 외부 봉사활동까지….
지도를 맡은 한순옥 수녀는 『Cell(작은 방, 작은 수도원)이라는 말뜻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이 작은 그리스도, 작은 마리아가 되어 기도와 행동으로 세상을 복음화 하는게 쎌의 목적』이라고 밝힌다.
정진주(19.데레사)양은 『처음엔 그저 선배들의 멋진 홍보(?)에 넘어가 이곳에 들어 왔지만 이젠 제가 「밀알」 회원이라는게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지난 6월 1일에는 1박2일간 나환자촌인 성심원을 방문했다.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무서운 병에 걸린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 처음엔 겁도 났다는 아이들. 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곁에서 안마도 해주고 말벗이 돼드리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그런 걱정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 듯하다.
쎌 배지의 두개의 동그라미와 십자가 그림이 나타내듯 너와 내가 십자가를 통해 하나가 되자는 뜻으로 모인 이들.
이번 주는 스승을 위한 감사편지를 쓰자는 의견과 함께 올 겨울엔 남자 살레시오 고등학교 쎌과 연합해 불우이웃을 위한 가두 노래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봉사를 하며 참 기쁨을 찾아가는 「밀알」 회원들. 이들은 학교와 이웃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해주는 작은 천사들이다. 오늘도 아침 햇살처럼 환한 미소가 머무는 이들의 모습엔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