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에 ‘기부 중단’ 촉구
【바티칸, 외신종합】교황청은 최근 ‘낙태 지지’ 입장을 표명한 세계적인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에 대한 모든 재정적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히고, 전 세계 가톨릭 단체와 신자들에게도 앰네스티에 대한 기부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교황청은 6월 13일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국제앰네스티가 낙태를 찬성하는 입장으로 돌아섰으므로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더 이상의 재정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순수 민간단체로 각국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국제앰네스티는 사형제도나 인종차별 등 국제 인권 현안에 대해서는 교황청과 한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낙태에 대해서만은 다소 중립적 입장을 지켜왔으며, 지난 4월 여성의 건강이 위태롭거나 성폭력 등으로 인권이 침해됐을 경우에 한해서는 낙태를 인정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 레나토 마르티노 추기경은 성명서에서 “낙태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살인 행위”라며 “비록 선별적일지라도 낙태를 인정하는 것은 무고한 태아를 ‘적’이나 ‘파괴해도 되는 대상’으로 여기는 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국제앰네스티 이탈리아는 “성폭행 피해자나 건강상의 문제를 가진 여성들의 낙태 권리를 옹호하기로 결정했지만 낙태 지지나 합법화 운동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며 “낙태의 옳고 그름에 대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