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제2대리구 복음화3국, 4월 26~27일 ‘엄마와 딸 피정’ 프로그램 열어 모녀관계 성찰·회복 목적…묵은 상처 ‘사랑’으로 치유
“언제나 하는 일에 용기를 주고 긍정적인 말로 답하는 그런 엄마가 될게. 이번에 함께해줘서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
“비록 짜증 많은 못난 딸이지만 엄마가 괜찮다면 가끔은 제게도 기대어 주세요. 엄마는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에요.”
엄마는 딸에게, 딸은 엄마에게 그동안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진솔하게 써 내려간 편지를 읽었다. 엄마와 딸은 눈에 가득한 눈물을 훔치며 서로를 안았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복음화3국(국장 허규진 메르쿠리오 신부)이 4월 26일부터 27일까지 양평 양동면 까리따스 거단길 피정의 집에서 진행한 ‘엄마와 딸 피정’의 모습이다.
엄마와 딸 피정은 복음화3국이 20~30대 딸과 그 엄마가 함께 자연 안에서 쉬고 대화하면서 모녀관계를 성찰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딸을 자신과 동일시한 엄마가, 또 엄마를 ‘엄마’로만 생각하는 딸이 서로를 하나의 인격으로 받아들이며 모녀 사이에 묵은 상처를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사랑은…’(1코린 13장)을 주제로 열린 이번 피정은 ‘바오로 딸 수도회 청년사목’이 주관했다.
피정에 참가한 10쌍의 엄마와 딸은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갔다.
프로그램 중 참가자들은 엄마끼리, 딸끼리, 또 모녀끼리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면서 그동안 터놓지 못했던 서로의 마음속 생각과 기억, 바람 등을 자연스럽게 공유했다. 또 라디오 사연을 보내듯, 사연과 신청곡을 듣고, 얼굴 마사지와 발 마사지를 하며 스킨십을 통해 정을 쌓았다. 밤하늘의 별을 함께 바라보며 이야기도 나눴다. 고해성사 등 신앙 안에서 자신을 성찰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 ‘엄마’, ‘딸’이라는 고정된 역할 너머로 상대를 바라보던 평소의 시선에서 상대를 나와는 다른 하나의 독립된 인격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보냈다.
피정에 참석한 송영희(힐라리아·60·제2대리구 상록수본당)·오승연(율리안나·29·제2대리구 상록수본당) 씨 모녀는 “엄마로서, 딸로서가 아니라 한 명의 여자로, 서로 마주하면서 닫혀 있던 마음의 문에 틈이 생겼다”면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뜻깊은 시간이었고, 기회가 된다면 또 피정에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허규진 신부는 “처음 진행한 피정임에도 피정 신청을 시작한 지 10일 만에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큰 것을 보고 어머니도, 딸도 서로 이런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번 피정에 참가한 분들이 이 시간과 경험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