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體 모신 가정 안에서 복된 한해 되길…
86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묵은 해의 온갖 찌꺼기와 허물을 영겁의 수렁속에 파묻고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찬 새날의 태양이 솟았다. 찬란하고 눈부신 새해 아침, 마냥 기대와 설레임으로 맞이한 새해는 과연 어떤 류의 삶을 순례의 역정에 기록할 것인가? 결코 나 혼자만이 나의 삶을 구가할 수 없는 오늘의 세상, 나와 너와 우리가 함께 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는 숙명적인 삶은 서로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길밖에 없다. 더구나 세상과 이웃을 성화해야 할 우리 신앙인의 삶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성체와 가정」의 해를 맞아 우리들 신앙의 교사이며 스승인 각 교구장님들의 새해말씀을 통해 보람찬 86년 한해를 설계했으면 한다.
■ 상호신뢰와 평화의 회복을 / 김수환 樞機卿(서울대교구장) 병인년 새해를 맞아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축복이 풍성히 내리시어 생명과 평화가 늘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지난 한해동안 우리사회가 참으로 어려운 한해였던 것에 비추어 올해는 우리가 공동체의 성화를 위해 더욱 애써야겠읍니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 가정 안에서 「자비의 성사이며 일치의 표징이고 사랑의 맺음인 성체」(전례 47)를 통해 모든 것을 서로 나누는 사랑을 실천해야겠읍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생명의 빵이 되시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과 평화를 주신 성체께 대한 사랑을 더욱 심화시킴으로 우리 서로의 신뢰와 평화를 회복하고 우리사회를 사랑의 공동체로 보존할 수 있도록 성실히 노력하는 주님의 사도가 되기로 굳게 다짐합시다. ■ 영성체와 성체조배 자주하길 / 서정길 大主敎(대구대교구장) 지난 한해동안 교회와 사회를 위해 헌신해 주신 교형자매 여러분께 충심으로 감사드리면서, 친애하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여러분에게 새해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금년은 「성체와 가정」의 해입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 핵심이 되는 성체는 또한 성가정을 이루도록 인도합니다. 성체가 곧 예수님이 아닙니까. 가족들이 모두 영성체와 성체조배를 자주하면 우리의 가정들은 어느결에 예수님과 함께하는 가정이 될 것입니다. 곧 집집마다 예수님을 새 식구로 모시는 해가 바로 금년입니다. 그분은 우리를 참 평화, 영원한 기쁨에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 가정이 진정한 「가정교회」되길 / 윤공희 大主敎(광주대교구장) 새해에는 우리 가정들이 진정 하나의 작은 교회 즉 「가정교회」가 되기를 축원해 마지 않읍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가정의 어른이 되시고 중심이 되시기를 빕니다. 가정기도를 통해 주님께서 우리 가정안에 현존해 계심을 항상 느낄 수 있게 돼야 합니다. 부모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믿음을 바탕으로 한 것이 되어서 자녀들에게 신앙의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온 가족이 큰 축제에 가듯이 깨끗하고 경건한 차림으로 미사에 나가도록 합시다. 불우한 사람을 돕는 일을 가족들의 축일을 지내는 계획 안에 중요한 일로 포함시킵시다. 교회에서 하는 일, 교회가 하는 일을 가정에서부터 실시할 때 「가정교회」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 성체성사 통한 가정성화를 / 장병화 主敎(마산교구장) 세월은 흘러 벌써 1985년은 세모에 접어들고 1986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이때를 즈음하여 가톨릭신문 독자 여러분에게 평소의 가호에 대하여 감사하옵고 성탄과 신년을 맞이하여 주님의 풍성한 은총을 받으시어 일층 다행 다복하시기를 비는 바입니다. 1986년에 내는 우리 주교단의 공동사목교서는 성체와 가정이다. 성체성사를 기근으로 하여 가정을 성화시키는 것입니다. 우리 모든 신자들이 이 사목교서를 명심하여 좋은 성과를 얻도록 노력하시길르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 하루 단 1분이라도 가족기도를 / 이갑수 主敎(부산교구장) 금년에는 교구민들의 영성생활에 좀더 다져졌으면 합니다. 특히 성체에 대한 신심이 강화되도록 성시간과 성체묵상 등 기도운동이 각 본당에서 활발히 행해지길 권장합니다. 또한 가족들이 하루 한번씩이라도 함께 모여 가족공동기도를 봉헌하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하루에 단 1분만이라도 전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기도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할 것입니다. 전국민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이때 보다 절약생활을 통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본당예산의 일정액을 불우이웃돕기에 할당했으면 합니다. 또 금년에는 각종 신심 · 액션단체에 지도신부를 적절히 배치하여 보다 체계화되고 활동화 되도록 하고 싶읍니다. ■ 내적 쇄신으로 성숙된 교회 이뤄야 / 박정일 主敎(전주교구장) 전 세계의 교회가 200주년을 지낸 한국 교회의 발전상을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쁜 일이다. 그러나 나로써는 부담과 걱정이 앞서는 두가지 이유가 있읍니다. 첫째는 그 명성에 내적성장이 뒤따르지 못하다면 그것은 실속없는 명성이 아니겠는가 하는 염려 때문이고, 둘째는 우리 교회가 그만큼 성장된 교회라면 이제는 전세계 교회가 기대하는 그 무엇을 해야한다는 책임감 때문입니다. 이런 두가지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해야할 일은 너무도 뚜렷하다 하겠읍니다. 금년 한해는 우리 교회가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알차고 보람있는 한해이기를 바라마지 않으며 또한 이 나라와 우리 모두에게 복된 한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참된 사랑 · 정의 실천에 노력을 / 지학순 主敎(원주교구장) 새해에 가장 바라고 싶은 것은 참사랑이요 정의의 구현이며 평화의 건설이다. 평화가 없는 사회는 아무리 물질적으로 부요해도 행복이 있을 수 없다. 평화의 지주는 사랑이다. 또한 이 사랑은 참다운 정의의 뿌리가 내려있어야 한다. 우리교회에서는 새해를 「성체와 가정」의 해로 정하고 있다. 성체를 모심에 있어서도 참으로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 안에서 해야 참 의미가 있는 법니다. 가정에도 행복이 있으려면 정의에 어긋남이 없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모든 면에 있어서 평화가 깃들인 사회건설에 앞장서기 위하여 참다운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도록 노력합시다. ■ 성체중심의 신심행사 강화돼야 / 김남수 主敎(수원교구장) 성체와 가정의 해를 맞이하여 모든 신자 가정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자주 미사에 참례하며 열심한 마음으로 영성체를 할뿐 아니라 미사 외에도 자주 성체 앞에서 기도를 바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미사 후에 성당에 성체를 모셔 두는 첫째 주목적은 노자영성체를 시켜주는 데에 있고 이차적 목적은 미사 외에도 영성체를 시켜주며 형상속에 감추어 계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흠숭하는데에 있읍니다. (성체공경 49) 성체와 가정의 해를 맞이하여 그동안 소홀하였던 성체조배 성체현시 성시간 성체거동 성체대회 등 성체 중심의 신심행사가 다시 부흥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 본당마다 가정상담실 신설됐으면 / 나길모 主敎(인천교구장) 성체와 가정의 해를 맞아 여러분이 가정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듬뿍 담기기를 기원합니다. 성체는 교회의 핵심이다. 전례헌장에는 성체에 대한 신심없이는 교회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특히 물질주의의 영향으로 낙태가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어 젊은 부부들의 크리스챤생활이 어려운 이때 신자들은 성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더욱 돈독히 가져야 할 필요가 있읍니다. 이를 위해 새해에는 본당마다 지속적인 성체조배회가 조직되고 가정을 위한 상담실이 신설됐으면 합니다. 아울러 젊은이들이 자연법적 가족계획 방법을 꼭 배워 단란한 성가정을 꾸려나가기를 기원합니다. 성체안의 예수님을 중심으로 사랑과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 진정한 대화 꽃피는 한해 되길 / 두봉 主敎(안동교구장)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북한과의 대화가 진전이 없으며 정단간의 대화도 답답합니다. 근로자들과이 대화, 농민들과의 대화, 학생들과의 대화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금년을 「성체와 가정」의 해로 정했는데, 「성체」는 하느님과의 대화를, 「가정」은 가정안에서의 대화를 뜻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성체안에 현존해 오시는 예수님과의 대화가 확장되어서 가정, 교회 공동체, 아니 온 사회 안에서도 다양스런 대화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진정 대화가 꽃피는 한해를 이루기를 축원합니다. ■ 가정 묵주 기도운동의 권장을 / 정진석 主敎(청주교구장) 성체는 하느님의 사랑을, 가정은 인간상호간의 사랑을 체험하는 성사이다. 신자들은 새해에 적어도 다음 두가지를 몸에 배도록 정성껏 실천하기를 당부합니다. 첫째, 각 가정이 거룩한 가정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방법은 온가족이 날마다 함께 모여 기도하는 거룩한 덕행을 닦는 일이다. 가정마다 매일 저녁 주님을 중심으로 온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될 수 있으면 하나의 커다란 묵주를 각단으로 나누어 함께 잡고서 식구마다 특별지향을 차례대로 말하면서 묵주 신공 한단씩 바치는 운동을 전개하기를 권장합니다. 둘째, 모든 신자들은 기쁠때나 괴로울때나 성체조배하는 신심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여 성체와 가정의 해를 뜻있게 지내기를 바랍니다. ■ 일주일에 하루를 「가정의 날」 로 / 김창렬 主敎(제주교구장) 현대의 가정들은 부부간에, 부모자녀간에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기도 속에 언제나 만날 수 있는 하느님은 우리의 기도, 특히 가정공동체의 기도를 결코 외면하시지 않으신다. 반드시 그분이 원하는대로, 또는 더 좋게 해결해 주시는 하느님은 가정을 통해 구원을 주시는 분이시다. 올해는 성체와 가정의 해이다. 우리 모든 가정들이 「성체와 가정」의 해를 맞아 일주일에 하루는 가정의 날을 설정, 가족공동체가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를 조배하며 성체성사 안에서 새로운 일치를 체험해 봅시다. 우선 올 한해동안 만이라도 그렇게 살아봅시다. 반드시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사랑의 표징인 성체안에서 살면서 식어져 가고 있는 성체께 대한 신심을 되살리고 우리의 삶을 승화시키도록 권고하고 싶읍니다. ■ 북녘교우들 위해 기도해야 / 이동호 아빠스(함흥 · 덕원교구장) 사십년 민족분다의 현실 속에서 맞는 새해는 통일에의 우리 소망을 더욱 간절하게 한다. 그러나 북녘땅의 동포들, 특히 교형자매들의 고초를 생각하면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리의 처지가 민망하기만 하다. 통일이 민족의 장래가 걸린 관건이고 절대적 염원일수록 우리는 열심히 하느님께 기도해야겠다. 마침 주교회의는 1986년도를 「성체와 가정」의 해로 정했다. 우리 남쪽 신자들이 가정의 성화를 위해 사랑과 생명의 원천이신 성체께 흠숭과 찬미를 드릴때, 북녘 교우들을 위해서도 꼭 기도드려 주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 ■ 이땅을 사랑과 평화의 공동체로 / 경갑룡 主敎(대전교구장) 증거의 해를 새로운 자각과 반성으로 보냈고 120년전 병인년이 수많은 순교자들을 기리며 86년의 새해를 맞이했다. 이제 간절한 소망 속에서 부단히 추구하는 순교의 의미를 자신을 헌신하라는 부르심에서 찾아야 합니다. 또한 증오와 물리적 폭력과 무익한 경쟁을 위해 쏟는 힘을 창조적 방향으로 전환시켜 이땅을 사랑과 평화의 공동체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새해 아침에 간절한 소원과 기도가 있읍니다. 성체와 성가정의 힘으로 서로 주고 받는 사랑의 열매가 풍성히 맺어 구원의 표지인 평화가 이땅에 뿌리를 내렸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