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서 안나마리 수녀 수도생활 환갑맞아

김인옥 기자
입력일 2020-11-20 11:01:18 수정일 2020-11-20 11:01:18 발행일 1989-10-22 제 1676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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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ㆍ혼혈아 재활에 일생바쳐
기숙사 운영 친정어머니 역할도
휴가도 입양 혼혈아 돌보며 보내
"불행딛고 사회에 적응할때 기뻐"
벽안의 서 안나마리 수녀(착한목자애덕성모수녀회)가 수도생활 60주년을 맞았다.

착한목자애덕성모수녀회는 서 안나마리 수녀의 수도생활 60주년을 기념하는 미사를 지난 10월 1일 서울 자양동성당에서 봉헌하고 조촐한 축하연을 열었다.

교황대사 이반 디아스 대주교 주례, 사제 8명의 공동집전으로 봉헌된 기념미사에는 2백여 명의 신자들이 참석, 환갑을 맞은 서 수녀의 수도생활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하느님의 은총 속에 수도생활이 이어지길 간구했다.

미국 태생의 서안나마리 수녀는 23년 전인 1966년 착한목자애덕성모수녀회가 한국에 첫발을 내딛게 한 장본인이다. 서원 이래 중국ㆍ홍콩ㆍ필리핀ㆍLA에서 10대 소녀의 재활과 여성복지를 위한 사도직을 수행해온 서 수녀는 한국에서도 20여 년간 미혼모와, 혼혈아, 근로여성의 재활과 복지사업에 헌신해왔다.

서 수녀는 전주교구 옥봉에서 출발, 10대 소녀를 위한 기숙사 운영과 청소년 기술 중학교 운영을 했으며 오늘의 착한목자애덕성모수녀회가 있기까지 동료수녀들의 정신적 어머니로서, 활동가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현재 서 수녀가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혼혈아 사목이다. 전후 사회적 냉대화 무관심 속에 방치돼 온 혼혈아들이 사회적 부적응과 탈선이라는 늪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이들의 해외 입양을 주선하며 계속적 관심을 베푸는 것이 서 수녀가 맡고 있는 사도직이라고.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 서 수녀가 돌본 혼혈아와 미혼모 근로여성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기쁨이라면 불우한 여성들이 자신의 운명과도 같은 불행을 딛고 사회 속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할 때라는 서 수녀는 한번 손길을 스쳐간 여성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임으로써 그들에게 친정어머니와도 같은 따스함과 포근함을 나누어 주고 있다.

23년 만에 단 한 차례 가진 휴가를 전국각지 및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입양혼혈아들을 찾아보는 것으로 고스란히 바칠 정도로 그들에 대한 사랑과 열성이 깊다고 동료 수녀들은 얘기한다.

『일을 해야 병들지 않는다』며 지금도 자신의 사도직에 충실한 서 수녀는 극구 나이를 초월해 일하는 수녀이기도하다.

김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