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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자 교리] 53. 간음하지 말라 / 김영환 신부

입력일 2020-08-31 12:57:56 수정일 2020-08-31 12:57:56 발행일 1972-10-01 제 834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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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한 행위뿐 아니라 말과 생각까지도 죄가 된다고 성경에는 간음에 대해서 엄격히 경고하고 있다. 간음이란 정당한 혼배로 결합된 부부 이외의 정사는 모두 단죄하는 것이다. 그 외 자위행위인 사음 동물과의 수간도 죄로 판단한다.

왜 간음이 죄가 되느냐 하는 문제는 학자들 간에 논의가 없는 바는 아니다.

전통적인 교회사상은「쾌락만을 위한 쾌락은 무엇이나 단죄한다」는 것이다.

왜 쾌락만을 위한 쾌락은 죄가 되는가 하면 인간의 행위는 어느 것이나 목적을 전제로 하는 행위다. 목적 없는 행위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목적들은 전부가 최후 목적인 구원에 질서 지워져 있어야 한다. 만일 최후 목적에 어긋나는 중간 목적들은 인간 이성의 질서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그 행위는 법을 거스리게 되고 자연법을 어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쾌락만을 위한 쾌락」은 그 자체가 인간 이성이 지향하는 최후 목적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육체적인 관능만을 만족케 하고 이성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기 때문에 금하는 것이다.

이 기회에 말한다면 죄가 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행위 그 자체가 죄가 되고 둘째는 금지했기 때문에 죄가 된다. 대체로 자연법이나 신법을 어기는 것은 그 자체가 죄가 된다. 예를 들어 무죄한 사람을 죽인다든가 하느님을 모독하는 따위 등의 것이다. 금하므로 죄가 되는 것은 영성체하기 전 한 시간의 공심재나 또는 금육재나 기타교회에서 정한 법률 등이다. 6계나 9계에 간음을 금한 것은 신법이다.

하느님께서는 정당한 결혼 외에서의 인간 창조를 원하시지 않기 때문에 결혼 외의 어떤 부부 행위나 부정한 행위와 생각까지도 이 계명에 저촉이 된다. 또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정덕과 동정은 다른 것이다. 정덕이란 모든 부정한 행위나 생각을 피하는 것이다. 동정이란 정당하건 부정하건 간에 모든 부부 행위나 그에 준하는 행위를 포기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결혼한 사람이 부부 간의 행위를 제외하고는 모든 부정한 행위를 거부하는 행위는 정덕을 지키는 것이고 동정은 수도생활 혹은 그에 기준하는 상태을 자원함으로써 모든 부부 행위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동정이나 정덕을 일괄해서 말하고자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