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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 인기인 탐방] 연예인 곽규호씨 - “소외계층위해 무대에 서죠”

최창만 기자
입력일 2020-06-18 16:40:08 수정일 2020-06-18 16:40:08 발행일 1989-04-30 제 1653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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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집안 출신…54년 개종
노래ㆍ악기연주ㆍ만담ㆍ사회 등 팔방미인
“자선무대 활동이 활력소 돼”
곽규호(사도요한ㆍ51ㆍ서울한강본당)씨는 대중들에게 아주 인기 높은 연예인으로 통하지는 않지만 소외계층을 돌보는 데는 남다른 활동을 펴는 연예인이다.

곽씨의 월간 계획표에는 지체부자유자ㆍ백혈병환자를 비롯 나환우ㆍ소년소녀가장ㆍ맹인ㆍ농아인 돕기와 교도소출소자 장학금 지급을 위한 모임ㆍ자선무대 공연일정이 빽빽이 적혀있다.

이외에도 월간계획표에는 성당건립기금모금바자 등 교회행사도 간간이 누에 띈다. 그래서 곽씨는 누구보다 바쁘게 뛰어다니지만 거의 모두가 무보수라 수입은 변변찮은 편이다.

이로 인해 곽씨 부부와 1남2녀의 생활비는 곽씨가 밤무대에서 섹스폰 등을 불며 버는 수입이 거의 전부인 셈이다.

63년 「브루벨스」 남성4중창단의 창단멤버로 연예가에 발을 들여놓은 곽씨는 가수ㆍ악기연주ㆍ만담ㆍ사회 등 못하는 게 없다.

특히 악기를 다루는데 남다른 재능이 있는 곽씨는 관악기를 비롯 타악기ㆍ목관악기 등 거의 모든 악기를 연주하며 명사회자로도 정평이 나 있다,

그런 곽씨가 인기 관리를 위해 TV출연 등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은 『40~50분짜리 프로에 출연하기 위해 거의 3일이나 매달려야 할 만큼 가치가 있느냐』하는 의문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관대로 『위를 쳐다보지 않고 아래를 내려다니 할일이 너무 많은 탓』때문이다.

6년 전 교통사고로 3일간 의식불명상태를 겪은 곽씨는 당시 병상에서 신앙체험을 했는데, 이후 모든 것을 성모님께 의탁하면서 현세에다 큰 것을 기대하지 않는 한편『불쌍한 사람들을 내 몸처럼 돕겠다』는 결심을 매일 새롭게 하면서 아침을 맞고 있다.

교회안팎의 신앙서적을 비교적 많이 읽었을 뿐 아니라 교회내 문제에 대해 해박한 편인 곽씨는 교회행사 때 수도회ㆍ본당ㆍ교구문제와 교리 등에 대해 만담을 섞어 재미있게 해설해 갈채를 받기도 한다.

친형인 곽규석(후라이보이)씨를 비롯, 목사가 7명이 나고 또, 3대째 목사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가톨릭신부가 너무 멋있고 좋아 보여 신부가 될 생각으로 54년 영세했다』는 곽씨는 27년 동안이나 연예계 활동을 했으면서도 아직 집 한 채도 소유하지 못한 실정이지만 그의 자선무대 활동으로 인해 힘을 얻고 경제적 도움을 받은 소외계층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하느님은 우리들에게 손가락을 딱10개 주셔서 묵주를 구입할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이라도 기도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셨다』며 『목주의 기도를 많이 하자는 말만은 꼭 좀 써달라』고 당부하는 곽규호씨는 30분간의 취재약속을 5분도 채 넘기지 못하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을 위한 무료공연행사를 위해 자리를 떴다.

곽규호씨는 『주일에는 돈벌이를 위한 무대에는 서지 않지만, 가난한 이를 위한 무대라면 거의 사양치 않는 편』 이라고 말했다.

최창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