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베델 성서 강습」을 마치고/김정원 신부

김정원 신부ㆍ부안본당
입력일 2019-12-30 10:40:14 수정일 2019-12-30 10:40:14 발행일 1977-02-27 제 1046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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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깊이는 곧「말씀」의 소화 여부에
성서 전반에 걸쳐 그 개관을 잘 가르쳐 줘
전반적 관찰 통해 성서의 상호 관련성도
다음글은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11일까지 크리스찬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있었던 한국 루터교회 성서 강습회에 다녀온 전주 부안본당 김정원 신부의 소감을 적은 것이다. 가톨릭 신자들이 성서를 보다 가까이 하고 또 우리 교회에서도 이처럼 효과적인 성서 강습을 마련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아 이 글을 소개한다.

<편집자>

『「말씀」을 듣고 실행한 사람은 땅을 깊이 판 다음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집을 짓는 사람과 같습니다…』(루까 6ㆍ48)

「한마디로 그리스도인은 말씀」의 실천자라 볼 수 있다.「말씀」의 굳건한 토대를 전제로 한 하나의「건축 설계자」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건축가가 아무리 좋은 집을 짓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굳건한 토대 아닌 모래 위에 짓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건축 설계자」를 다른 말로 한 번 바꿔보자. 하나의「음악가」로 생각해 보자.「말씀」의 악보를 키는 바이올리니스트라고 생각해 보자. 이 바이올리니스타가 어떤 곡을 킨다고 할 때 그것이 적어도 남에게 듣기 좋게 들리고 어떤 연주회에 설 수 있는 정도라면 그렇게까지 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 연습과 수련이 필요하겠는가.

훌륭한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필생을 두고 탁마, 연마를 해도 아마 완전한 것이 나오지 못할 것이다.

솔직이 말해서 우리는 하나의「예술가」이다.「말씀」을 키는 예술가이다. 하느님의 작곡인「말씀」을 연주해야 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이다.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곡을 익혀야 할 것이다.「말씀」에 대한 공부가 없이 어떻게「곡」을 익힐 수가 있겠는가. 일개의 바이올리니스트가 필생을 두고서도 완전한 예술가가 되지 못할진데 하물며 우리는 얼마만큼 노력을 해야 하겠는가.「말씀」에 대한 공부를 얼마만큼 해야 되겠는가.

신앙인이 얼마만큼 깊이 있게 사느냐 하는 것은「말씀」을 얼마만큼 자기 속에 깊이 간직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가 실제적으로 어디서 그리스도와 만나게 되는가.

그것은「말씀」과 만나는 데 있다. 손으로 만질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말씀」속에 있다. 우리가 성경을 대할 때 그것은바로 그리스도와 대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내연력」은 자기 속의「말씀」의 심화에 있는 것이다.

평소에 그래도「말씀」에 대해서만은 관심을 가져온 바라 이번 제4회「베델」성서 연구회가 있다기에 황급히 전화 수속을 마쳐놓고 내 나름대로 상당히 마음으로 기뻤다. 다른 목사 같으면 도저히 불가능한 것을 신부라기에 특별히 고려되어 수강을 하게 됐다. 이 점 우선「베델」성서위원회에 심심한 감사를 드리는 바다.「베델」성서 연구는 한마디로 성서 전반에 걸쳐 일목요연하게 그 개관을 우리에게 가르친다. 창세기부터 신약 계시록에 걸쳐 전반적인 관찰을 우리에게 심어준다. 개관과 더불어 상호 관련성을 가르친다.

성서를 공부할 때 우선 전반적인 개관과 그 관련성이 중요하다. 만일 로마서 하나만을 몇 년을 두고 가르친다고 하면 그것은 전반적인 것이 못 된다. 그것은 먼저 전체의 메시지를 살핀 다음에 할 일이다. (계속)

김정원 신부ㆍ부안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