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심동산에서 하나ㆍ둘을 배우기 전에 사랑을 배웠고 기역 니은을 배우기 전에 협동을 배웠죠. 소리내어 외쳐버리기엔 너무도 깊은 사랑 이야기를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분주히 움직이는 손가락 모습은 어느덧 졸업생ㆍ재학생ㆍ축하객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었다.
지난 2월 18일 오전 11시와 25일 오전 10시에 각각 개최된 충주 성심농아학교 25회 졸업식 및 맹아학교 24회 졸업식은 어려운 신체적 여건을 딛고 배움에의 의지를 불태운 이들의 또다른 출발의 자리였다.
『희망찬 새출발을 위해 성심의 문을 나서는 언니들, 그동안 배우고 익힌 사랑과 지혜를 마음껏 발휘하세요』
아우들의 안타까운 바람 또한 특수학교의 문을 나서 사회로 진출하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었다.
초등부 25회, 중등부 15회 졸업식을 가진 성심농아학교(교장ㆍ김희옥수녀)는 이날 각각 21명 18명의 졸업생을 배출시켰다.
교현동본당 주임 신순근 신부를 비롯 도교육청 학무과장ㆍ학부모 등 2백 50여명의 축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이날 졸업식은 김정태 선생이 수화통역을 맡았다.
「회자정리」의 안타까움 속에서 회고사를 한 교장 김희옥 수녀는『여러분의 일터에서도 교훈인「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언제나 감사하라」는 것을 깨우치며 꿋꿋하게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졸업식에 앞서 농아학교는 17일 오후 4시 신순근 신부 주례로 졸업미사를 봉헌하고 사은회를 개최, 선생님의 은혜에 감사하기도 했다.
한편 성심맹아학교(교장ㆍ박계순수녀)는 25일 졸업식을 갖고 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맹아학교는 농아학교와 함께 개교했으나 졸업생이 없던해가 있어 금년이 24회가 된 것.
이날 졸업식은 1백여 명의 축하객이 모인 가운데 개회기도, 국민의례졸업증서 및 상품수여, 학교장 인사, 내빈축사, 송사 답사 등으로 이어졌다.
이날 답사를 한 송오용군은『보지 못한채 부모의 손에 이끌려 맹학교를 찾았으나 선생님의 지도와 이끄심속에서 부족하나마 혼자 설수있게 됐다』면서『아우들도 열심히 공부해 이 나라를 짊어질 역군으로 성장해달라』고 당부, 장내를 울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또한 이날 졸업식 후 아우들이 졸업축하 학예회를 마련, 이별의 정을 노래와 춤으로 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개교 30주년을 맞은 충주 성심농아ㆍ맹아학교는 보다 알찬 운영과 도약을 위해 양교를 분리, 특성에 맞는 교육 방안 모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