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의 삽질에 힘이 솟는다 나환우촌 도로포장 작업 나서 하루 10여시간 근로봉사 참여 “가장 고통받는 이에게 먼저 봉사한다”
불볕 태양이 작열하는 8월의 무더위와 맞싸우며 부지런히 삽질을 하고있는 한무리의 젊은이들.
이들이 쏟아내는 구슬같은 땀방울은 울퉁불퉁한 땅밑으로 스며들어 차츰 말끔히 단장된 도로의 모습을 탄생케한다.
『어샤! 어샤!』하는 구령소리에 맞춰 손수레를 끄는 여자들의 모습도 보인다.
이곳은 지난 8월 2일부터 8일까지 「제11회 영엠마우스 워크캠프」가 열리고 있는 경북 영덕군 지풍면 오천리 소재 음성나환자촌인 「신애원」 현장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고통받는 이에게 먼저 봉사하자」를 주제로 함께 모인 1백 40여명의 젊은이들은 작업시작 5분도 채못돼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에 눈이 쓰라리기도 하지만 표정만은 밝다.
청바지·교련복·작업복 등 허름한 옷차림에 목장갑을 낀 이들의 삽질솜씨는 서투르게 보이지만 해내려는 의욕만큼은 그 누구도 따를수 없는 것이다.
이 젊은이들의 주된 활동은 근로봉사. 이번 워크캠프에서는 주민들의생활과 직결되는 마을 앞길의 콘크리이트 포장 작업이다.
이길은 양돈·양계 등으로 생활을 꾸려가는 이곳 주민들이 사료를 운반하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병의 후유증으로 육체적 노동력이 정상인들보다 못한 마을 주민들이 길을 고르고 콘크리이트 포장작업을 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그래서 이곳 주민들은 항상 마음은 있었으나 행동으로 실천할처지가 못됐기에 영 엠마우스 회원들이 고맙기 그지없다.
이러한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위해 이번캠프 참가자들은 아침 6시면 뜨이지않는 눈을 부시시 부비면서 자신의 마음가짐을 가다듬는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콘크리이트 포장작업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후 6시 30분까지 계속된다.
생전 처음해보는 삽질솜씨가 서투르기도하고 얼마되지 않아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기도 하지만 어느 누구도 『힘들다』는 소리를 내뱉지 않는다. 이들은 차츰 다듬어져가는 길을 보면서 「땀의 보람」을 체험하기 때문이다.
이번 워크캠프에 처음 참가한다는 이은중 (스테파노) 씨는 『막연히 정신적으로만 생각해왔던 본질적인 삶의 문제가 이번 근로활동을 통해 육체적노동을 하는 바로 그순간, 그 자체가 하나의 삶으로 다가옴을 느꼈다』면서 『땀의 의미, 기쁨을 체험한 일이 무엇보다 소중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특히 모든 활동에 있어서 남녀의 구별을 두지않는 엠마우스의 특서은 이곳에서도 적용돼 여자라고 예외를 두지않는다.
시멘트포대를 등에 지고 운반하고, 리어카를 끌고가는 여자들의 모습은 남자들의 작업량 못지않음을 실감케해준다.
생전 처음 삽질을 해본다는 유경희 (글라라) 씨는 『무척 힘들고 고단하지만 앞으로는 평생 안할것만 같은 일을 할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면서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하려는 여러 친구들의 적극적인 자세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워크캠프에 참여한 소감을 말했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이들은 『고통중에 있는 네 이웃을 위해 일한 것이 곧 나를 위해 일한것과 같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가운데 자신의 소중한 삶을 터득해나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