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신자 인기인 탐방] 가수 길은정씨

금인옥 기자
입력일 2019-09-02 16:50:04 수정일 2019-09-02 16:50:04 발행일 1988-07-17 제 1614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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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기도로 마음의 평정 찾아요”

“주님 뜻 벗어난 인기추구 않을 터”
「보기 드문 효부」로 칭찬 자자

다감한 외모와 차분하고 깔끔한 말솜씨로「뽀뽀뽀」「영11」「가요톱 10」등을 진행, 시청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길은정씨(글라라ㆍ성산동본당ㆍ27세).

대학 2학년 때 교내가요제에 입상한 것을 계기로 가요계에 데뷔한 길은정씨는 84년, 데뷔곡인「소중한 사람」을 발표한 후 라디오 청소년프로그램인「가위바위보」에 출연했다가 발탁돼 지금까지 KBSㆍMBC 양TV의 주요 프로그램에서 MC로 활약해왔다.

『4년 동안 MC로 활동해서 가수로서의 이미지가 흐려졌다』는 길은정씨는 지난 6월 독집 앨범「사랑 굿」을 발표해 가수활동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큰 히트보다는 오래 기억되고 불리는 노래를 하고 싶고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방송 MC도 계속할 작정입니다』

길은정씨는 자신의 성격이 차분해 가수보다는 MC가 적격이라 생각하지만『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요활동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수로 시작해서 방송MC로 자리 잡게 되기까지 모든 것이 제 능력이라기보다는 하느님의 이끄심 입니다』한때는 화가 지망생이었던 길은정씨는「뽀뽀뽀」를 진행할 때 만난 이명길씨(바오로ㆍMBCTV카메라맨)와 결혼하면서 더욱더 자신의 직업과 삶 전체에 대한 하느님의 배려와 은총을 느꼈다고 말했다.

『유아영세 했지만 중학교 때부터 냉담하기 시작, 감리교ㆍ장로교에 나가기도 했어요. 결국 방황의 짐을 푼 곳은 처음 하느님을 만났던 이곳입니다』

85년 뒤늦게 첫영성체 하던 날, 어릴 적부터 소원이던 미사포를 쓰고 성체를 모시던 순간의 기쁨을 잊지 못하겠다는 길은정씨는『더 이상 신앙에 대한 방황은 없을 것』이라 잘라 말했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쳤을 때, 신념이 흔들릴 때 화살기도를 하면 기적처럼 마음의 평정을 되찾게 된다는 길은정씨의 주요기도종목은「주의 기도」.

『욕심내지 않고 물이 흐르듯 순리대로 살자는게 신조입니다』진실이라 믿고 있는 것, 크게는 하느님의 뜻에 합당하다고생각하는 것을 버리면서 인기나 부를 추구하고 싶지 않다는 길은정씨는 이 때문에 연예인으로서 프로기질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가수ㆍMC라는 직업 못지 않게 가정이 중요합니다. 방송국을 나오면 저 역시 보통사람이지요』

방송이 없는 시간, 길은정씨는 한 가정의 주부, 외며느리로서 다른 이와 마찬가지로 밥을 짓고 빨래ㆍ청소하고 가계부를 적는다. 시부모와시할머니까지 정성으로 모시면서 화목한 가정을 이끌고 있는 길은정씨를 주위에서는「요즘 보기 드문 효부」라 칭찬이 자자하다.

이런 칭찬에 대해 길은정씨는『과분하다』며 얼굴을 붉히고『시부모님의 관심과 격려가 있었기에 결혼 후에도 활동할 수 있었다』면서 시어른께 감사함을 표현했다.

가정생활과 가요활동에 자리가 잡히면 본당활동에도 참여할 것이라는 길은정씨는「성가대」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성가음반을 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아직 믿음이 부족하다』며『신앙이 성숙한 후 하느님이 이끄신다면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는 길은 정씨의 모습에서 자연인ㆍ신앙인으로서의 겸손함과 신중함을 읽을 수 있었다.

금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