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 산정동 222번지의 철로변 외진곳에 자리한 고아시설「경애보육원」의 조그만 마당에는 오늘도 겨울 추위에 손등이 부러튼 아이들이 양지에 모여앉아 저희들대로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있다.
보모가 없다는 것 때문에, 이웃의 다른 아이들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생활을 하고 있는 이 곳 아이들.
그래도 아이들의 표정에는 순박함이 가득하다.
최근 개인이 운영하던 것을 광주대교구에서 인수, 까리따스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이곳의 어떤 아이들은 자신을 돌봐주는 수녀들을 스스럼 없이「엄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밥짓는데서부터 아이들의 공부까지 돌봐주는 5명의 수녀들 얼굴에도 겨울의 혹한 추위가 묻어있다.
경애보육원 정현남 원장수녀는『30여년전에 지은 건물들이 너무 낡아서 아이들이 여간 고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나직이 한숨을 쉰다.
겨울이면 아이들은 방풍이 잘 안된 방에서 떨어야하고, 여름이면 또한 온방 가득 세숫대야, 남비, 그리고 조그만 그릇까지 총동원을 해서 여름 장마비에 새는 천장의 빗물을 받느라 온방안이 어수선하다.
5세에서 19세까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69명의 이곳 아이들은 불과 16개밖에 안되는 방때문에 또한 새우잠을 자야만 한다『이곳을 말고 무엇보다 마음 아픈것은 시설이 너무 미비하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시설인 잠잘 방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학교교육과 신앙교육을 위한 시설이 전혀되어있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한 수녀는『종교기관에서 맡아서 하는 만큼 기도실정도는 갖추어야 할텐데...』하며 말끝을 흐린다.
티없이 순박한 이곳의 아이들은 그래도 불평이 없다. 그러나 조그만 공부방조차 없는 이곳 아이들은 자칫 학교에서「공부 못하는 아이들」로 낙인이 찍힐지도 모른다.
원장 정현남 수녀는『이방 저방 조용한 곳을 찾아다니며 공부를 할려는 아이를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그런데 머지않아 이런 시설도 갖지 못할 위기감에 이곳 식구들은 마음을 조아린다. 도시계획에 따라 이곳 건물이 소방도로에 편입되어 곧 헐릴 실정인 것이다.
조그만 방한칸에서 함께 생활하는 5명의 수녀들은 종교기관에서 운영한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종교적 시설이 너무도 안되어 있어서 부끄럽다며『그래도 아이들을 위한 기본적인 시설이라도 갖추어 졌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와 한다.
한 어린이는『수녀님들이 저희들을 보살피느라고 매일 추운 새벽미사에 참례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무척 미안하다』고 얘기하며『조그만 소성당이라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한다.
오늘도 동네주민들로 부터 동네를 더럽힌다는 질시와 함께 시당국에 진정서를 내서 곧 철거시키겠다는 으름장을 받는 이곳 식구들의 마음에는 겨울추위가 가시질 않는다.
연락처:전남 목포시 산정3동 222번지 경애보육원, 전화:(0631)73~3124
대체구좌번호:농업·687~02~13349, 조흥은행·704~6~065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