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부설 어린이 생활지도 연구원에서 펴낸 「연세 개방주의」(88년ㆍ상지사)에 실린 글의 일부를 발취했다. 어린이 언어발달과 관련한 다음 13가지 내용을 통해 어린이들의 세계에 한단계 가까이 접근을 시도해 보고자 한다.
1. 내가 귀를 기울일 때에 말해 주세요.
엄마 아빠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아요.
2. 나와 이야기할 때 나의 키에 맞추어 눈을 쳐다보며 말해 주세요.
그러면 나는 엄마 아빠의 말을 더욱 잘 들을 수 있고, 또 내 자신이 너무 작고 어리다는 생각을 잊어버릴 수가 있어요.
3. 간단하고 분명하게 말해 주세요.
아직도 어린 까닭에 어렵고 긴 말을 한번에 이해할 힘이 부족하답니다.
즐거운 목소리로 짧고 분명하게 말하면 나는 훨씬 더 잘 알아 들을 수 있죠.
4. 목소리에 어울리는 몸짓과 표정을 지어 주세요.
목소리는 온화한데 화난 얼굴 표정을 지으면 난 엄마 아빠의 기분이 어떠한지 알 수가 없으며, 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혼동하게 돼요.
5. 활동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엄마는 지금 팔을 구부리고 있어.』『영희는 빨간 색연필로 원을 그리고 있구나.』
여러 종류의 단어를 듣게 되면 그 단어들을 쉽사리 익히게 되며 엄마 아빠가 나에게도 관심을 갖고 있음을 느끼게 되죠.
6. 내가 실제로 듣고 냄새 맡고 만지며 맛볼 기회를 주세요.
그런 경험을 통해 나는 각 사물의 특징을 알게 되며 이에 맞는 말을 사용하게 되죠.
7. 내가 생각을 유도해 내도록 물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엄마 아빠가 묻는 질문에『네』『아니오』라고만 대답해 버리기 쉽고 그러면 느끼고 생각한대로 습관이 없어지죠.
8. 칭찬할 때는 구체적으로 해 주세요.
그래야만 내가 왜 칭찬을 받는지 알게 되며, 계속 칭찬받는 행동을 하려고 애쓸테죠.
9. 좋은 본보기를 보여 주세요.
엄마 아빠가 우리 어린이에게도『고마워』『~해 줄수 있겠지?』『미안하구나』등 예의있는 말을 사용하면 우리는 엄마 아빠가 그런 말을 쓰도록 강요하지 않아도 언제 써야 할지 스스로 알게 되죠.
10. 말과 글의 관계를 이해하도록 도와주세요.
내가 그린 그림에 내 이름을 쓴다든가 그림책의 글자에서 내 이름을 찾아내는 등 물체의 이름을 직접 글자와 연관짓도록 격려하며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세요.
11. 나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할 기회를 주세요.
『천둥이 치면 어떤 기분이니?』『무서울 때는 어떻게 하지?』등의 질문으로 내가 여러가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격려해 주세요. 그렇지 않고 무서워하거나 놀란다고 야단치면 난 오히려 그런 감정을 죄악시하며 감추려 할 거여요.
12. 매일 동화책을 읽어 주세요.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매일 동화나 동시를 읽어주면 나는 많은 것을 배울 뿐 아니라 엄마 아빠가 끊임없이 나를 사랑해 주고 관심을 쏟고 있음을 깊이 느끼게 되죠.
13. 내가 말할 때 열심히 들어 주세요.
비록 조그만 아이지만 말을 할 때는 성의껏 열심히 들어 주세요. 나도 엄마, 아빠가 이야기 할 때 열심히 들으려 할 거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