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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의미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19-03-19 15:26:01 수정일 2019-03-19 17:19:06 발행일 2019-03-24 제 3137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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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잉태를 받아들인 동정 마리아
순명과 믿음으로 인간 구원의 문 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주님 탄생 예고’.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카 1,31)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은 동정 마리아의 태중에 하느님의 외아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가 육화한 사건을 경축하는 날이다.

기원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이 보다 오래됐으므로 역사화 과정에서 이를 기준으로 9개월 전인 3월 25일에 거행된 것으로 본다. 즉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은 성탄 시기 밖에 있으나, 주제는 육화 신비의 정점인 성탄과 깊이 연결돼 있다.

개정된 로마 전례력은 3월 25일을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로 수록하면서 주님의 축일 가운데 하나로 열거했다. 그러나 동정 마리아도 핵심 주제 중 하나다. 실제로 이 대축일은 서방에서 오랫동안 ‘성모 영보 대축일’로 지냈고, 동방에서는 현재까지도 마리아 축일로 지내고 있다. 영보(領報)는 천사가 알려 준 그리스도의 잉태를 마리아가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신학적 메시지 안에서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거행의 중심은 그리스도의 인격이며, 예수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태중에 육화한 사건은 하느님께서 주도한 파스카 신비 시작이다. 인간을 사랑하는 하느님은 사람의 협력을 통해 구원 행위를 행하고자 하며, 나자렛의 마리아라는 젊은 여성을 선택했다. 이는 동정녀 마리아 자신에게도 큰 은총이었다. 인류의 대표자로서 동정 마리아는 하느님이 내린 구원의 문을 인간에게 열었다. 믿음에 기초한 아버지 뜻에 오롯하게 순종한 결과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이 구원 사건 앞에서 믿음의 고백 외에는 다른 태도가 있을 수 없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