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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규 신부 환경칼럼 - 자연을 살리자] 95 대중문화론

정홍규 신부ㆍ푸른평화 운동본부 대표
입력일 2018-11-28 17:44:11 수정일 2018-11-28 17:44:11 발행일 1993-12-12 제 188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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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학대학에서 영성신학도 중요하지만 신학들에게 대중문화론을 가르쳐야 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대중문화가 우리시대와 어린이와 젊은이를 포함해서 현대인을 엄청난 폭발력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중문화가 마치 창세기의 뱀처럼 사탄의 담요를 뒤집어쓰고 안방의 침실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광고에서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토크쇼와 코미디, 소위 명화극장에서도 달콤한 사탄들이 버젓이 잠재의식을 뚫고 있다. KBS 제2TV에서 미국과 일본서 아주 인기를 끈 ‘트윈픽스’를 방영하고 있다. 이 영화는 일종의 컬트형의 공포영화인데 ‘양들의 침묵’ 영화처럼 비정상, 이상심리, 변태심리, 엽기적인 살인사건, 극도의, 극도의 공포감, 도착증, 귀신까지 등장하여 반윤리적인 사상을 유포시키고 있다. 최근에 비디오가게에서는 죽이는 영화, 벗기는 영화, 포르노 스릴러를 주로 찾는다고 한다. 무서운 현실이다. 인간의 심층 속에 억압되어 있는 살인본능, 죽음본능, 리비도본능을 보상시키려고 기괴한 영화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우리 교회는 속수무책이다. 원초적 본능, 양들의 침묵, TV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그 안에는 인간에게 평화를 주는 메시지는 하나도 없다.

현대인은 대중매체의 노예가 되었다. 대통령 선거도 TV 컴퓨터로 조작될 수도 있다. 영화나 TV뿐만 아니라 전자오락, 뉴 에이지 음악, 괴기 공포 SF영화 호러(horror)영화, 접신영화, 서태지, 현진영, 노이즈와 잼 등의 랩가수들이 우리 교회의 청소년들을 다 빼앗아 가도 교회는 아직도 ‘근본주의 이원론적 신심’에 매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접신영화, 심령영화인 사랑과 영혼을 보고 눈물을 흘린 어느 수녀님의 철없는 신심을 보면 기가 막힌다. 사실 이 문제는 심각하다. 대중문화 때문에 우리 교회가 몰리고 있다.

교회는 성당만 지을 것이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교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성가, 찬미형식, 미디어 바로 보기 프로그램, 전례의 토착화, 놀이프로그램, 영화 만들기, 피정센터 건립 등 문화에 투자해야 된다. 사탄들은 비행기 타고 여기저기 다니는데 우리 교회는 짚신신고 선교하는 것 같다. 미국 마이애미교구 에드워드 매카시 대주교님의 사목훈령「뉴에이지 운동」을 읽어보면 현대인들이 갈망하는 명상에 대한 욕구를 우리 교부들의 신비주의 영성에서 찾을 수 있는데도 각 수도회나 수녀원이 너무 세속화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홍규 신부ㆍ푸른평화 운동본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