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0년 벨기에, 신심 깊은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수도자인 큰 형의 영향으로 1859년 ‘예수와 마리아의 성심 수도회’(The Fathers of the Sacred Hearts of Jesus and Mary)에 입회했다. 수도회 회칙에 따라 의사로서 시칠리아 섬의 주민들을 돕던 다미안 신부는 1863년 하와이 선교를 자원했다. 이듬해 하와이로 간 그는 호놀룰루에서 사제품을 받고 푸노, 코할라 등지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다.
1865년 하와이 군도에 한센병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감염 환자들은 몰로카이섬에 격리, 수용됐다. 1873년 몰로카이섬에 수용된 한센병 환자들의 고통과 그 참상을 전해 들은 다미안 신부는 자원해서 섬으로 들어갔다. 700명이 넘는 한센병 환자들의 집을 지어주고, 매일 그들의 고름을 짜주고 환부를 씻어 붕대를 갈아줬다. 매일 죽어가는 이들을 위해 관을 만들고 무덤을 파 장례를 치러줬다.
1885년엔 기어이 자신도 한센병에 감염됐다. 하지만 그는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환자들을 돌보다가 1889년 4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유해는 몰로카이섬 한센병 환자들의 곁에 묻혔다가 1936년 벨기에로 옮겨졌다. 1995년 6월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시복됐으며, 2009년 10월 11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의해 시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