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92년 종말설」의 실상 <6> 공중재림과 휴거(携擧)

노길명 <고려대 사회학과교수>
입력일 2017-07-07 15:16:48 수정일 2017-07-07 15:16:48 발행일 1992-08-02 제 1816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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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순교날짜까지 예언
세상종말 일곱단계 진행, 99년 예수 지상재림 주장
세대주의 신학에서 말하는 세상 종말은 이 세상이 일정한 시점에 끝장을 맺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몇 단계를 거쳐 이루어지는 하나의 과정이다. 이들이 제시하는 세상 종말의 시나리오는 ①예수의 공중 재림 ②성도들의 휴거 ③7년간의 대환난 ④예수의 지상 재림 ⑤천년왕국 ⑥백보좌심판(요한 묵시록20, 11~15 공동번역성서에서는 「크고 흰 옥좌에서의 심판」으로 번역되었음) ⑦새 하늘과 새 땅의 도래 등 일곱 단계로 진행된다.

이들에 의하면 세상 종말의 첫 단계인 예수의 공중재림은 92년 10월 중에 있게 된다. 이들은 데살로니카전서 4, 15~17의 내용을 인용하여 「명령이 떨어지고 대천사의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하느님의 나팔소리가 울리면 주님께서 하늘로부터 내려 오실 것」이지만, 이때의 재림은 기성교회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예수께서 지상으로 재림하시는 것이 아니라 공중의 일정 지점까지만 내려 오시는 공중 재림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이들은 데살로니카 전서 1, 10:5,9및 요한 묵사록 3, 10:6, 12~17의 내용을 인용하여, 이 세상에서 착하게 살면서 세상종말에 대비하였던 성도들은 말세 때 닥치게 될 7년 대환난을 겪지 않도록 예비되어 있으므로 예수의 공중 재림시 살아있는 그대로 하늘에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을 이들은 휴거(携擧)라고 부른다.

그러면서 이들은 휴거에도 순서가 있어 무덤에 있던 성도들이 먼저 부활하여 휴거의 은혜를 받게 되고, 그 후에 지상에 살고 있는 성도들의 휴거가 따르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성도들이 휴거될 때에는 지상의 교회도 하늘로 올라가게 되기때문에 휴거사건 이후 이세상에 남게 되는 교회는 그 이전의 교회와는 다른 교회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로마서 11, 25~26의 내용을 들어 휴거사건 이후에 세상에 있게 되는 교회는 주님께로 돌아오는 이스라엘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들은 예수의 공중 재림 시 모든 성도들이 휴거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들에 따르면, 이때 휴거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 준비는 각 종단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가 있지만, 주로 강조되는 것은「사명의 인(印)또는「성령의 인」을 받는 것이다. 이들은 92년 10월이 지나면 하늘 문이 닫히고 은혜시대가 막을 내리며 7년간의 대환난이 시작된다고 가르치면서, 하루 속히 인침을 받으라고 강조한다. 이들은 인침을 받게 되면 말씀의 은사ㆍ신유의 은사ㆍ방언 통변과 예언의 은사ㆍ육(肉)을 초월하는 은사ㆍ입신의 은사ㆍ심령을 녹이는 능력ㆍ하느님의 전신갑주(全身甲胄)와 물질선교의 축복 등 일곱가지의 능력과 휴거의 은혜를 입게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들은 인침을 받았다고 하여 예수의 공중 재림시 반드시 휴거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인침을 받은 지들은 물론, 하느님의 계시를 받고 있는「사명자」들이나「소년 선지자」들 가운데에도 예수의 공중 재림 시휴거되지 못하고 지상에 남게 되는 자들도 있다. 이들은 이러한 사람들을「환난시대의 사명자」들이라고 부른다. 「환난시대의 사명자」들은 마지막 이삭줍기 추수를 위해 예비된 자들로서 이들은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모두 완수한 다음 비로소 휴거의 은혜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92년 종말론자들에 따르면「환난시대의 사명자」들은 다시 7년 대환난 중에 순교하게 예정된 자들과 7년 대환난을 모두 겪은 다음에 휴거되는 자들의 두 유형으로 구분된다. 7년 대환난 중에 순교하게 될 사명자들은 대부분 92년 중에 북한이나 중국과 같은 공산국가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다가 그곳에서 순교하게 된다고 한다. 92년 종말설을 신봉하는 자들의 상당수는 자신이 순교하게 될 일자와 장소 그리고 순교방법까지 예언하고 있다.

92년 종말론자들은 요한 묵시록 4, 1:11, 12오 복음 24, 40~41 고린토 전서 15, 23ㆍ51~52 등의 귀절들을 인용하여 92년 10월에 휴거되는 성도들은 공중에서 재림하시는 예수를 영접하여 그와 함께 하늘로 올라가 7년 동안「어린 양의 혼인잔치」에 참여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때부터 지상에서는「적그리스도」가 나타나 7년간의 대환난이 발생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7년 대환난 기간 중에는 이스라엘이 주님께 다시 돌아 오게될 것이며, 준비가 부족하여 92년에 휴거되지 못한 성도들과 이스라엘은 이 기간 동안의 대환난을 통해 정화된 다음 천년왕국에 들어가게 될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완전한 불신자들은 7년 대환난이 끝날 때 모두 죽게된다고 한다.

92년 종말론자들은 요한 묵시록 9장과 16장, 그리고 다니엘서 11, 40~45의 내용을 근거로 하여 7년 대환난이 끝날 무렵에는 중동지역 주변국들이 예루살렘을 침입하는「아마게돈전쟁」 (요한 묵시록 16, 16 공동번역성서에서는 「하르마세돈」으로 되어있음)이 발생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 전쟁은 인류 최후의 전쟁으로, 이때 성도들은 극심한 환난을 겪게 되지만, 이 전쟁이 끝날 무렵 예수께서는 또 다시 세상에 재림하시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이때의 재림은 92년의 재림과는 달리 지상 재림이며, 그 시기는 99년이라고 강조한다.

이들은 예수의 지상 재림때에는 하늘로 휴거되었던 성도들, 즉 천상의 교회가 함께 재림하게 되고, 7년 대환난기간 중에 죽은 성도들이 부활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92년 종말론자들은 요한 묵시록 20장과 21장의 내용을 들어 예수께서는 지상 재림후에 성도들과 함께 천년왕국을 통치하실 것이고, 성도들은 예수와 함께 천년 동안 왕 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천년왕국이 끝날 무렵 사탄이 다시 일어나겠지만, 사탄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은 결국 불과 유황의 바다에 던져 질것이고, 예수께서는 크고 흰보좌에서 심판을 하신 다음새 하늘과 새 땅으로 이루어진 영원세계가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들은 주로 예수의 지상재림 때까지 일어날 사건들을 강조할 뿐 그 이후의 상황에 관해서는 그다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상의 내용을 보면, 세대주의 신학에 영향을 받도 있는 92년 종말론자들의 주장은 모두가 이원체계(二元體系)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이들의 교리에 핵심이 되는 재림론, 부활론, 휴거론, 교회론, 구원론 등은 모두가 단일 사건이 아니라 두차례에 걸쳐 이루어지는 이중의 사건으로 설명되고 있는 것이다.

노길명 <고려대 사회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