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필요성, 직접 굶어보니 깨닫게 됐죠” 희생과 극기 실천하며 난민에 대한 관심 유도 성금 520여만 원 모여
“기아체험이 끝날 때쯤 배가 고파서 힘들었습니다. 남수단이나 시리아에서 며칠씩 굶는 난민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굶주림 속에 하나둘 세상을 떠나는 남수단·시리아 난민을 돕기 위해 서울 중계동본당(주임 박찬윤 신부) ‘아델포이’(회장 강비오)가 마련한 24시간 기아체험 행사 자리. 본당 청년들이 모인 아델포이는 그리스어로 형제·자매들이라는 뜻이다. 꼬박 만 하루를 굶은 청년들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아델포이 강비오(비오·38) 회장은 기아체험이 소중한 경험이 됐음을 털어놓았다. “그동안 막연하게 난민들이 어려우니 도와야겠다고 생각만 했는데 이제는 왜 도와야 하는지 구체적인 목적의식이 생겼습니다.” 4월 1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2일 주일 오후 1시까지 진행된 청년 기아체험의 최연소 참가자는 태어난 지 86일 된 강이수양. 강양 외에도 기아체험장에는 5명의 아기가 함께했다. 이들은 아델포이 소속 청년들의 자녀들. 육아 때문에 굶으며 기아체험에 직접 참여할 수는 없지만 체험장에서 함께 자리를 지킴으로써 기아체험의 취지에 동참하려는 젊은 부모들이 함께했기에 가능한 풍경이었다. 행사에 함께한 청년들은 사순시기를 마무리하며 마련한 기아체험에 대해 희생과 극기를 실천으로 드러낸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강 회장은 “사순시기가 되면 희생과 나눔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만 했는데 이번 기회에 구체적으로 실천하고자 한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특별히 남수단과 시리아를 돕는 이유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도 남수단의 기근에 식량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시리아 내전으로 잔해에 파묻힌 아이 사진을 봤을 때는 아이 아빠로서 마음이 아팠다”며 “구체적인 이슈로 희생과 나눔의 의미를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델포이는 이번 기아체험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체험장 바깥에 남수단과 시리아의 사진을 전시하며 신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모금함을 마련해 후원을 받았다. 남수단과 시리아 난민 지원을 위해 중계동본당에서 모인 금액은 모두 520만6910원. 이는 어린이 413명이 영양실조 치료식을 하루 세 번 일주일 먹음으로써 영양실조 증세를 회복할 수 있는 금액이다. 아델포이는 중계동본당에서 모은 성금을 국제원조기구인 한국카리타스에 보내 사랑 나눔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