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저마다 모습이 다르듯, 나무도 각기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8~14일 평화화랑 제2전시실에서 개인전을 여는 전문사진 작가 현효제(예비신자·35)씨는 보통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나무의 다양한 표정을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8년 간 미국 유학을 마치고 3년 전 귀국한 현 작가는 나무처럼 고향에 뿌리를 내리고 싶은 마음으로 나무를 찍었다. 한 그루, 한 그루를 촬영하면서 나무마다 얼굴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때부터 현 작가의 고민이 시작됐다. 오롯한 나무 표정을 렌즈에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빛 ‘적외선’으로 나무의 얼굴을 찍기로 했다. 그러자 나무들이 감추고 있던 얼굴을 그에게 들어냈다.
“나무들의 초상화에 인간의 얼굴이 겹쳐지는 순간에 제가 갈 길의 빛이 비춰졌어요. 흐르는 세월을 거름삼아 뿌리 내리고 가지를 뻗어가는 나무의 사유는 어쩌면 인간의 삶보다 강렬한지도 모르겠어요.”
‘나무의 초상화’(The portrait of Trees)를 주제로 한 전시에서는 30여 점의 나무들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빛을 담다’라는 부제처럼 적외선으로 촬영한 것이 이전 작품 활동과는 차이를 보인다. 이번 전시 작품을 통해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기를 바란다는 현 작가는 각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적외선으로 나무의 얼굴을 촬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의 02-727-2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