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정홍규 신부 환경칼럼 - 환경과 창조] 167 덜 나쁜 사람을 뽑자

정홍규 신부ㆍ농촌살리기 대구보부장
입력일 2012-08-29 16:29:43 수정일 2012-08-29 16:29:43 발행일 1995-06-25 제 1959호 1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인간의 사회적 관계가 뒤틀리고 있다. 거의 난맥을 이룰 정도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꼭 있어야 할 친교, 화해, 공동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경쟁, 도태, 불신, 약육강식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어느 재벌의 세계 일류 시리즈 광고가 이 사회의 단면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광고는 2등은 기억하지 않으니 무조건 1등을 해야한다는 식의 패권주의적 경쟁논리를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 국민을 무한 경쟁의 싸움터에 몰아넣을 작정인 모양이다.

김영삼 정부도 제 정신이 아니다. 정치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정치를 안다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는가.

한국통신 사건에 대해서 대통령이「절대로」그리고「철저하게」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웬지 참담하게 보인다. 성역이 있든 없든 법은 인간을 위해서 있지 법을 위해서 인간이 있지 않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1987년 6월 10일 항쟁을 기억하면 법앞에 성역이 없다는 그들의 논리가 얼마나 허구인지 잘 드러난다. 여기에 한술 더 뜨는 것은 언론들의 발광이다. 차마 낯 간지러워 볼수가 없다.

조선과 동아의 사설은 비열하기 짝이 없다. KBS, MBC도 나을 것이 없다. 과거 독재정권에서도 보지 못했던 간교하고도 파렴치한 모습을 김영삼 정부가 언론 조작을 통해 이번에 보여 주었다. 교회와 사찰은 한국통신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마치 사찰과 교회가 범법자를 비호하고 두둔하는 것처럼 특히 여론을 조작해 놓고 공권력을 투입했다.

30년만에 지방자치제가 돌아왔다. 지방자치제법을 흝어보면 자치가 아직 멀었다. 손발 묶어놓고 입만 가지고 어떻게 자치하란 말인가. 첫 술밥에 배부르지 않지만 그러나 좀 더 멀리 내다보고 이 선거에 임하면 어떨가. 사실 누가 까마귀 백로인지 알수가 없다. 그 사람이 그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신자답게 투표하자. 우리가 가진 것은 권력, 금력도 아니다. 오직 표이다. 표로 우리의 가치관을 말하자. 불의와 야합하여 내덕, 우리덕 보자고, 특정인 당선에 교회를 이용해서는 안된다. 내가 보기에는 최선의 사람은 뽑을수는 없지만 덜 나쁜 사람을 선택하되 특히 어렵게 사는 이웃의 일꾼이 될 싹이 보이는 후보자를 찾아 투표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런 물같이도 이루어진다. 자! 우리는 표로 끝내주자.

정홍규 신부ㆍ농촌살리기 대구보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