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과정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던 사제 양성 기관인 서울 성신고등학교(소신학교)가 지난 2월 11일 오전 11시 서울 동성중고등학교에서 마지막 졸업식인 제49회 졸업식을 거행, 47명의 졸업생 배출했다. 성신 고등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은 이미 지난해 12월 18일 가톨릭대학 성당에서 종업 미사를 봉헌하는 등 중요한 행사를 마무리했기 때문에 졸업생, 학부모, 전직 교직원 등만 참석, 조촐하게 마쳤다.
제49회 졸업식을 끝으로 성신고등학교는 2월 28일 부로 정식 폐교되는데, 페교 후 졸업생들의 학적 보관 관리 및 업무는 가톨릭대학 신학부 교무과에서 맡아 하게 된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정연혁 군(수원교구)이 이사장 상(추기경 상)과 교육감상을, 정윤택 군(서울대교구)이 학교장 상을, 소영길 군(수원교구)이 3개년 우등상을 각각 수상했으며 47명의 졸업생 중 전세완 군의 18명이 3개년 개근상을 받았다.
성신 고등학교는 교회의 국가, 세계 인류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학덕을 경비한 가톨릭적 인간상의 계발과 예비 과정의 사제를 육성하기 위해 1928년 4월 용산 예수성심 신학교에서 발전적으로 분리, 동성 상업학교(現 동성중고)을 조반 형식으로 개교했다.
이후 1951년 8월 교육법 개정으로 성신 대학에서 분리, 성신 중고등 학교로 개편되고 54년 이후 교황청과 외원 기관의 원조로 교사 및 기숙사를 낙성, 본격적인 교육을 실시했다.
71년 2월 문교부의 중학교 입시제도 개편으로 성신 중학교가 폐교된데 이어 성신 고등학교는 급변하는 사회 여건에 순응키 위해 주교단의 심의를 거쳐 이번에 폐교 조치된 것이다.
성신 중학교는 35회 동안 6백8명, 성신 고등학교는 49회 동안 1천3백7명의 졸업생을 각각 배출했는데 성신 고등학교 졸업생 1천3백7명중 사제 서품자는 4백여 명으로 추산, 생존한 한국인 사제 40%가 성신 고등학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신 고등학교 교사는 서울 대신학교 신학원 건물로 운동장은 동성 중고등 학교 운동장으로 각각 사용하게 된다.
성진 고등학교에 재직 중이던 정해성 교감을 비롯 6명의 평신도 교사는 4명이 동성중학교로 자리를 옮겼고, 1명은 지난해 미국으로 이민을 갔으며 정해성 교감 선생은 공립학교 전근해 갈 것으로 알려졌다.
27년간 성신 고교에 재직한 정해성 교감은 『섭섭하기 짝이 없다. 평생을 소신학교에서 봉직하길 열망해 왔는데 내 생이 끝나기 전 내손으로 폐교 조치를 위한 업무 처리를 하고 있어 안쓰럽기만 하다.』면서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