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로 서품된지 1년5개월, 너무나 짧은 생을 살다 주님품에 안긴 젊은 사제의 소박한 소망이 활작 꽃을 피웠다. 살과 뼈를 깎는 듯한 투병생활속에서도 불우한 이웃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자신의 고통을 감내해온 故 김재문 (미카엘) 신부의 유품 「인켈」 은 지난 13일 그가 간절히 영원하던 「정말 불쌍한 이웃」 에 전달됨으로써 고귀한 열매로 승화됐다. 서울대교구소속 故 김재문 신부가 1년가까운 투병의 고통속에서 아픔을 달래던 유일한 유품 「인켈」 이 전달된 곳은 대구대교구가 위탁운영하고있는 종합복지시설인 대구 「시립회망원」
김 신부의 높은 뜻과 사랑이 담겨있는 오디오시스템 「인켈」 이 희망원에 전달되던 날은 한 사제의 「높은뜻」 과 그 뜻을 이루고자하는 동료사제들의 「아름다운 마음」 그리고 그 높은 뜻과 아름다운 마음을 진심으로 감사히 전해받은 「겸손」 이 한데 어우러진 감동의 자리였다.
몇 명의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회복지회 책임 안경렬 신부로부터 김 신부의 유품을 전해받은 대구 희망원 원장 조정헌 신부는 故 김재문 신부가 남긴 유품을 희망원에 보내기로 했다는 전갈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말하면서 『김신부의 눈물겨운 투병생활은 알고있었지만 그의 유품이 대구에까지 오게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일』 이라며 감격해 했다
조 신부는 또 『인간으로서 참기 어려운 고통속에서도 불우한 이웃에게 세심한 마음을쓴 김신부의 고귀한 정신이 무엇보다 값진 선물』 이라고 지적, 『그의 선물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과감히 위탁운영을 결정한 대구대교구와 희망원 실무자들에게 무엇보다 힘찬 격려가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희망원」 7백 여 가족들에게 훈훈한 사랑과 아름다운 음악의 선사하게될 「인켈」 은 故 김재문 신부가 불치의 신부전증으로 사실상 사형을 선고 받은채 극도의 고통속에 투병하던 지난해말 오무수ㆍ남국현 신부 등 동창들이 친구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어 주머니를 털어 마련해준 것.
투병기간중 시력마저 상실하는 등 온갖 고통을 견디어 내야 했던 김 신부는 처절한 아픔속에서도 자신의 조그만 유품들을 가장 불우한 형제들에게 보내줄 것을 거듭 당부했었다.
이 같은 뜻에 따라 동창신부들은 김신부 선종후 그의 유품가운데 「인켈」 을 사회복지회에 기탁, 김 신부의 뜻에 가장 부합되는 곳을 찾아주도록 부탁했다.
사회복지회는 그동안 서울교구내 여러시설을 비롯, 지방교구에까지 「인켈」 의 새 주인을 찾아 수소문한 결과 대구희망원이 가장 적합하다고 결정, 한 사제의 높은 뜻과 뜨거운 사랑이 담긴 「인켈」 은 교구의 벽을 넘게 된것이다.
무의무탁한 노인 고아 불구자 걸인 유랑자들을 수용보호하는 종합 복지시설인대구 「시립희망원」 은 58년에 설립돼 대구시에 의해 운영되어왔으나 지난 4월부터 대구대교구가 위탁 운영을 맡은 곳으로 수용인원 2천여 명의 메머드 복지시설.
한편 대구대교구 총대리 이문희 주교는 13일 조정헌 신부를 통해 故 김재문 신부의 값진 유품을 희망원에 보내는데 힘쓴 사회복지회와 김신부 동창신부들의 아름다운 사랑의 정신에 감사하는 감사의 공한을 각각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