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고 김재문 신부 유품「인켈」 전축, 희망원에

입력일 2011-05-02 14:54:52 수정일 2011-05-02 14:54:52 발행일 1980-08-24 제 1218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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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 큰뜻 만인의 가슴에

짧은 생 살다간 젊은사제의 고귀한 뜻 열매 맺어

“정말 불쌍한 이웃에게 전해 달라” 고 김 신부 유지 받들어

투병의 고통 달래던 유일품
사제로 서품된지 1년5개월, 너무나 짧은 생을 살다 주님품에 안긴 젊은 사제의 소박한 소망이 활작 꽃을 피웠다. 살과 뼈를 깎는 듯한 투병생활속에서도 불우한 이웃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자신의 고통을 감내해온 故 김재문 (미카엘) 신부의 유품 「인켈」 은 지난 13일 그가 간절히 영원하던 「정말 불쌍한 이웃」 에 전달됨으로써 고귀한 열매로 승화됐다. 서울대교구소속 故 김재문 신부가 1년가까운 투병의 고통속에서 아픔을 달래던 유일한 유품 「인켈」 이 전달된 곳은 대구대교구가 위탁운영하고있는 종합복지시설인 대구 「시립회망원」

김 신부의 높은 뜻과 사랑이 담겨있는 오디오시스템 「인켈」 이 희망원에 전달되던 날은 한 사제의 「높은뜻」 과 그 뜻을 이루고자하는 동료사제들의 「아름다운 마음」 그리고 그 높은 뜻과 아름다운 마음을 진심으로 감사히 전해받은 「겸손」 이 한데 어우러진 감동의 자리였다.

몇 명의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회복지회 책임 안경렬 신부로부터 김 신부의 유품을 전해받은 대구 희망원 원장 조정헌 신부는 故 김재문 신부가 남긴 유품을 희망원에 보내기로 했다는 전갈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말하면서 『김신부의 눈물겨운 투병생활은 알고있었지만 그의 유품이 대구에까지 오게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일』 이라며 감격해 했다

조 신부는 또 『인간으로서 참기 어려운 고통속에서도 불우한 이웃에게 세심한 마음을쓴 김신부의 고귀한 정신이 무엇보다 값진 선물』 이라고 지적, 『그의 선물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과감히 위탁운영을 결정한 대구대교구와 희망원 실무자들에게 무엇보다 힘찬 격려가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희망원」 7백 여 가족들에게 훈훈한 사랑과 아름다운 음악의 선사하게될 「인켈」 은 故 김재문 신부가 불치의 신부전증으로 사실상 사형을 선고 받은채 극도의 고통속에 투병하던 지난해말 오무수ㆍ남국현 신부 등 동창들이 친구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어 주머니를 털어 마련해준 것.

투병기간중 시력마저 상실하는 등 온갖 고통을 견디어 내야 했던 김 신부는 처절한 아픔속에서도 자신의 조그만 유품들을 가장 불우한 형제들에게 보내줄 것을 거듭 당부했었다.

이 같은 뜻에 따라 동창신부들은 김신부 선종후 그의 유품가운데 「인켈」 을 사회복지회에 기탁, 김 신부의 뜻에 가장 부합되는 곳을 찾아주도록 부탁했다.

사회복지회는 그동안 서울교구내 여러시설을 비롯, 지방교구에까지 「인켈」 의 새 주인을 찾아 수소문한 결과 대구희망원이 가장 적합하다고 결정, 한 사제의 높은 뜻과 뜨거운 사랑이 담긴 「인켈」 은 교구의 벽을 넘게 된것이다.

무의무탁한 노인 고아 불구자 걸인 유랑자들을 수용보호하는 종합 복지시설인대구 「시립희망원」 은 58년에 설립돼 대구시에 의해 운영되어왔으나 지난 4월부터 대구대교구가 위탁 운영을 맡은 곳으로 수용인원 2천여 명의 메머드 복지시설.

한편 대구대교구 총대리 이문희 주교는 13일 조정헌 신부를 통해 故 김재문 신부의 값진 유품을 희망원에 보내는데 힘쓴 사회복지회와 김신부 동창신부들의 아름다운 사랑의 정신에 감사하는 감사의 공한을 각각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