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다니 다이지 주교)는 ‘다이린지와 안중근 그리고 조선인 징용에 대해’라는 주제로 지난 25~26일 안중근과 조선인 징용 노동자들의 발자취를 순례했다.
이는 한일합병 100주년을 맞아 이뤄진 것으로 현재 한국교회 내에서도 안중근을 ‘신앙의 자세를 견지한 증거자’로 재조명하는 분위기에서 그 의미가 새롭다.
가톨릭 신자였던 안중근(토마스, 1879~1910)은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후 1910년 3월 26일 뤼순 감옥에서 사형을 당했다. 일본 천주교는 3월 중국 순례단을 꾸려 하얼빈역과 뤼순 감옥 등을 돌아보고 다롄 성당에서 안중근 순국 10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한 바 있다.
이번 순례에는 전 정의평화위원장 마쓰우라 고로 주교가 함께 했으며 ▲안중근의 위패가 있는 미야기현 구리하라시 다이린지 ▲조선인 징용자들의 한이 서린 센다이시 호소쿠라 광산 등을 순례했다.
당시 안중근의 담당 간수이자 육군 헌병이었던 치바 도시치는 안중근에게 존경심을 느꼈으며 처형 직전 안중근은 그에게 묵서를 주었다고 전한다. 치바 도시치는 고향에 돌아와서도 안중근의 유묵을 간직했으며, 1934년 사망할 때까지 안중근의 위패를 모시고 공경했다고 한다. 사망 후에는 그의 가족들이 그 유지를 이어가고 있다.
유묵은 1979년 한국으로 반환됐으며, 81년 다이린지에 안중근의 유묵을 새긴 비가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