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즐거운 불편’ 등 교회 차원 노력 시급
국제유가 급등으로 사회 전반에 ‘저비용·고효율’ 에너지 소비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의 넥타이풀기 운동, 공공기관의 실내온도 27℃ 유지하기 운동 등 각계각층에서도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통해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찾고 있다고는 하지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교회도 이번 고유가 파동을 계기로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본당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각 본당이나 단체 차원에서 태양광발전시스템 도입과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로의 대체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교회 전반적인 노력은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실제 지난 2006년 3월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에서 발표한 ‘초록교회 만들기 프로젝트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교구 내 189개 본당 가운데 태양열에너지 활용 시설이 있는 곳은 4곳에 그쳤다. 그나마도 시설을 활용하는 본당은 서울 목3동본당 등 3곳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고효율 형광등을 사용하는 본당은 37곳, 절전형 센서가 설치된 본당은 30곳에 지나지 않아 여전히 고비용 구조에 머물고 있는 교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미흡하나마 시도되고 있는 에너지 절약 운동은 본당 예산 절감은 물론 친환경적인 공동체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사목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청된다. 이런 차원에서 저비용 에너지 시설의 활용 외에도 본당에서 쉽게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안으로 서울 환경사목위원회가 실천하고 있는 ‘즐거운 불편’ 운동이 효율적 에너지 절약의 대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2008년 사목교서를 통해 동참을 호소한 바 있는 즐거운 불편 운동은 ▲가까운 거리 걸어 다니기 ▲물 아껴쓰기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본당과 개인이 쉽게 실천할 수 있다. 이밖에도 천장선풍기나 실내 자동 온도조절기 설치와 빗물이나 수돗물의 재활용도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교회는 생태·환경보호 차원에서 에너지 절약을 그리스도인의 의무로 강조하며 신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해오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기산 주교는 지난 6월 5일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그리스도인의 사명은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것”이라며 “불편하더라도 생태적인 삶을 살아야한다”고 강조하며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을 호소한 바 있다. 특히 교황청이 지난해 7월 태양열 에너지 활용 계획을 밝히고 다양한 모색에 나서면서 ‘저비용·고효율’ 에너지 소비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이 전 세계 교회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 한국 교회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동참이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