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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한 신부 유고집, ‘나는 오롯이 당신 것’ 출간

곽승한 기자
입력일 2008-04-20 09:08:00 수정일 2008-04-20 0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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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생 시절 일기 묵상 엮어

수원교구 고(故) 배문한(도미니코.1934∼1994) 신부는 생전에 수원가톨릭대학 교수 시절 신학생들에게 항상 네 가지 지침을 강조하곤 했다.

첫째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습을 우리의 모습을 통해서 보여주기 위해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자는 것. 둘째는 보통 사람이 힘들게 지고 가는 십자가를 웃으면서 가볍게 지고 가는 ‘십자가의 프로 선수’가 되자는 것. 셋째는 세상을 사랑의 나라로 변화시키는 ‘사랑의 혁명가’가 되자는 것. 그리고 마지막 넷째는 ‘신앙의 순교자’가 되자는 것이다.

배신부는 결국 그 가르침을 살신성인의 자세로 몸소 실천하고 지상에서의 여정을 마감했다. 육신은 하느님 나라로 떠나갔지만, 그의 영성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제들과 신학생들에게 회자되며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1994년 8월 바다에 빠진 신자 3명을 구하고 숨진 배문한 신부의 유고집 ‘나는 오롯이 당신 것’(광주가톨릭대학교출판부/9500원)이 새롭게 출간됐다. 1994년 ‘꿈보다 현실이 아름답다’, 2006년 ‘여러분 훌륭한 사제가 되십시오’에 이은 세 번째 책이다.

이번 유고집은 1963~1964년 배신부가 신학생 때 쓴 일기 묵상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 늦깎이 나이에 성소의 부르심을 받아 어렵게 사제가 된 배신부의 솔직한 생각들과, 내면의 깊은 울림들, 평생 하느님만을 따르겠다는 경건한 갈망들이 책장 마다 피어난다.

전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는 추천의 글에서 “배문한 신부님의 신학교 생활 초기의 영성 일기를 접하면서 어쩌면 그렇게 진지하게 젊은 시절을 살아왔는가 감탄해 마지않는다”며 “신부님의 일기는 성직을 향해 나아가는 많은 신학생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1934년 경남 김해에서 출생한 배문한 신부는 서울대 농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61년 가톨릭대학에 입학했다. 1964년 로마 우르바노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1970년 교황 바오로 6세로부터 사제품을 받았다. 1973년 귀국 후 광주가톨릭대 교수, 여주본당 주임, 서정동본당 주임을 거쳐 수원가톨릭대 학장과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곽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