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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이 문화] 46.교회의 고령화 문제, ‘교육’으로 풀자

입력일 2006-04-16 09:12:00 수정일 2006-04-16 09: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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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영성 녹아든 프로그램 필요

우리 교회가 급격한 노령화를 경험하고 있다. 40대 미만, 특히 19세 이하의 어린 신자들이 몇 년간 계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반면, 40대 이상, 특히 50, 60대의 신자들은 급격하게 늘고 있다.

늙어가는 교회

게다가 노·장년 신자의 증가가 새 영세자의 증가로 인한 것이 아니라 기존 신자들의 노령화로 인한 자연 증가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사실 자연과 생명의 원리가 그렇듯, 신자들과 교회가 함께 늙어가는 것이 흉될 것이 전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늙어가는 교회의 미래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교회 밖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로 진입을 했다. 전문가들은 2019년에 65세 인구가 전인구의 14%를 차지하여 ‘고령 사회’(aged society)로, 2026년엔 20%를 넘어선 ‘초고령 사회’(super-aged society)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인간 수명 100년’의 꿈도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현재 인간의 평균수명은 매 10년 마다 3년 전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암, 교통사고와 같은 불행한 사건들을 만나지만 않는다면, 2050년쯤에는 누구나 평균 100세를 살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교회가 노령화 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인간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단순한 흥미로운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노년의 시간이 엄청나게 길어지고 있고, 그만큼 노년의 중요성도 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것은 노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해답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100세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첫 번째는 신체의 건강이다. 신체의 장기들을 조상들 보다 20∼30년 더 유지해야 하므로 건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알뜰살뜰 관리해야 한다. 둘째는 55∼60세의 퇴직 후에 전개될 긴 인생의 후반전을 위해 경제적인 면에서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셋째는 정신적인 건강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신적 건강에 노력

퇴직(retire)이란 인생 후반의 새로운 여정을 위해 ‘타이어를 바꿔 끼는 일’(re-tire)일이지, 결코 인생의 종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위 3가지 준비 중 마지막인 ‘정신적 건강’이야말로 교회가 신자들에게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노년 신자들이 젊은이들 못지않은 열정과 비전을, 온유와 평화로움, 그리고 지혜와 초연함을 지니고 멋진 노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답은 ‘교육’이다. 교회 안에 다양한 배경을 지닌 노년 신자들을 염두에 둔 통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다양한 학력, 지역, 경험, 전문성을 지닌 이들이 풍요로운 가톨릭 영성이 잘 어우러진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깊이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인생 후반을 위해 세월을 자산으로 만드는 비결, 미래를 혈기왕성하게 사는 비결, 인간과 하느님에 대한 깊은 명상 속에 자신을 가다듬는 비결을 교회는 어떻게 전수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교육’ 외에 다른 비결이 없다.

따라서 우리 교회는 ‘교육’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교회는 자비로운 어머니, ‘자모(慈母)’이고, 신자는 사랑스런 자녀라고 한다. 만일 자신의 자녀들이 보다 나은 인격을 배우고 가치로운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또 신앙과 진리를 따라 살기를 원한다면, 어떤 어미가 자녀를 ‘교육’하지 않으랴. 사람의 변화를 위해 어떤 조직적, 정책적, 재정적 구조와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우리 교회는 “교육 외에는 더 나은 방법이 없다”는 분명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최준규 신부(가톨릭대학교 교수)

가톨릭신문-가톨릭대학교 문화영성대학원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