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전교구 사제평생교육위, 신흥영성운동 관련 설문조사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5-05-29 11:16:00 수정일 2005-05-29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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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신영세자 12.8% 기수련·요가·마음수련 등 경험

“영세후 신앙강화 교육 필요”

대도시·40대·대졸·중산층 여성에 집중

폐해에 대한 인식·문제의식도 없어 심각

대전교구 사제평생교육위원회는 2005년도 사제 연수 준비를 위한 한 설문조사에서 1998년 영세자 424명을 대상으로 신흥 영성 운동 참여 경험을 물었다. 이에 따르면, 신영세자 중에서 기수련, 마음수련, 요가 등의 신흥 영성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수련장에 다닌 경험을 가진 응답자가 평균 10명에 1명 꼴이며,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12.8%가 이러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교구 사목기획국장 곽승룡 신부는 이같은 내용을 분석하고, 영세 직후 연계 교육의 필요성과 재교육 프로그램 등 사목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분석에 따르면, 응답자 404명 중에서 여성 257명 중 33명(12.8%), 남성 147명 가운데 10명(6.8%)이 신흥 영성 운동 참여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남성에 비해 여성 신자들이 신흥 영성 운동에 노출되는 비율이 두 배 가까이 된다는 점은 여성 신자들에 대한 대책이 더욱 시급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수치를 2003년 한국 천주교 통계에 대입해보면, 신영세자 여성 8만7996명 중 12.8%인 1만1236명이 신흥 영성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단순 추정만으로도 신흥 영성 운동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신흥 영성운동 경험자들의 이에 대한 동의 수준이다.

「신흥 영성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무려 82.5%가 다소간, 혹은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75%는 신흥 영성 운동이 피해를 준다는 생각에 반대를 하고 있어, 신흥 영성 운동의 폐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교회가 신흥 영성 운동에 대한 대책에 나서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절반이 넘는 52.6%가 부정적이었으며, 23.7%는 다른 신자들에게 신흥 영성 운동을 권할 생각을 갖고 있다. 이상으로 볼 때, 신자들은 신흥 영성 운동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고 있으며, 그 폐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흥 영성 운동 참여자들 중에는 대도시에 거주하는 40대 대졸 중산층 주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별로 보면, 기수련 운동이 21%, 마음 수련이 7%, 그리고 요가가 절반에 가까운 47%를 차지했고, 나머지 단전호흡 등이 21%였다.

요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원인은 요가 도장이 워낙 많이 개설돼 있고, 백화점, 스포츠 센터, 대학 등에서 생활 건강 프로그램으로 폭넓게 확산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신흥 영성 운동을 경험한 신자들이 광범위하게 나타나면서도, 그 폐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매우 심각한 조짐으로 분석된다.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인식하고 있을 경우에는 대책 마련이 좀더 용이하겠지만, 아예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경우에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과 의지 자체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제는 교구와 본당 및 수도원 차원에서 영세 직후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신앙, 영성, 말씀 프로그램이 시급하게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