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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자립생활연구회, 뜻있는 은인들의 관심과 지원 호소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04-04-11 05:02:00 수정일 2004-04-11 05:02:00 발행일 2004-04-11 제 2393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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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자립은 모두의 책임"
방치된 삶 극복 위해 발족
한국형 자립모델 개발에 박차
사진은 지난 4월 1일 열린 전국장애인자립생활연구회 월례회의 장면.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서 뜻을 모으게 됐습니다』

서울시 용산구 효창동 5-134 언덕배기에 자리한 「전국장애인자립생활연구회」(회장=국은주) 사무실에서는 여느 사무실 못지 않은 분주함이 느껴진다. 다른 사무실들과 차이점이라면 그 분주함의 주인공이 하나같이 움직이기도 벅찬 장애를 지닌 이들이라는 점이다. 회원이라야, 20여명밖에 되지 않지만 연구회 회원들은 스스로를 조그만 겨자씨에 비유한다.

버려지다시피 방치된 채 살아온 삶, 그런 자신들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장애인자립생활연구회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으리라는, 우리 내부에 도사린 체념과 절망의 벽을 뛰어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이런 마음의 벽을 뛰어 넘자 이제는 직접 부딪쳐야 할 수많은 벽들이 숨가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선 활동을 할만한 자립공간을 마련하는 일부터 쉽지가 않았다. 생업을 갖기 힘든 장애인들인데다 직업을 지닌 이들도 대부분 계약직이거나 노점상을 하는 정도가 고작이어서 무슨 조그만 일을 벌이려고 해도 웬만한 작심을 하지 않으면 힘들다. 그런 가운데서도 지난해 4월 창립 이후 적잖은 일들을 치러내며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새롭게 해오고 있다.

『자립생활이란 장애인이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자조권을 지니고 살아가는 삶을 말합니다』

한달에 한번씩 모여 공부를 하며 자립생활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에서 관련자료를 모아 연구하고 「한국적 자립생활모델」을 개발하는 일이 이들이 지고자 하는 십자가다. 보다 다양한 활동을 위해 온라인 상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해 수시로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이동석(마르코) 총무는 『장애인들을 보호받아야 될 대상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사회를 향해 「우리도 책임을 나눠질 수 있는 존재」임을 들려주고 싶다』고 밝히고 『뜻있는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다』며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문의=국은주 회장 011-9792-3981, 이메일 주소=http://cafe.daum.net//ILST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