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한담

[일요한담] ○○○은 누구일까요? / 김수복

김수복(요셉·출판사 일과놀이 대표)
입력일 2002-12-08 11:49:00 수정일 2002-12-08 11:49:00 발행일 2002-12-08 제 2326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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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복(요셉·출판사 일과놀이 대표)
잘 생각하시고 ○○○ 대통령 후보가 누구인지 알아 맞춰 보세요. 아래 글은 인터넷에서 퍼왔습니다.

『지난 5월 폐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저는 너무 건강했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건강만큼은 자신 있었죠. 암이라는 말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의사가 「6개월 정도 남았다」고 하더군요. 제 나이 서른 일곱인데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제 병원에서도 진통제를 주는 것 외에는 제게 별로 해줄 게 없는 모양입니다. 지금은 운동능력도 거의 상실하여 움직이는 것조차 힘듭니다.

「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하고서 바라 본 세상에는 사랑해야 할 사람도 너무 많고 주변이 온통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득 차 있더군요! 그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꼭 해야 할 일이 하나 남았습니다. 12월 19일 ○○○ 대통령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는 일 말입니다. 제가 가고 난 후에도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 대통령 후보가 승리하길 빕니다. 혹, 제 표를 받지 못하게 된다 해도 꼭 승리해야 합니다.

바보같은 사람,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아름다운 정치인, 더러운 정치자금의 질곡으로부터 벗어나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 지역과 학연의 굴레에서 벗어나 지긋지긋한 연고주의로부터 자유로운 정치를 당신에게 기대합니다.

○○○ 대통령 후보님, 당신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것 같아 미안합니다. 그러나 제게는 다른 희망을 가질 시간이 없습니다. 당신에 의해 바뀔 세상을 보지 못할 것 같아 몹시 안타깝습니다』

이 글을 소개하는 저는 모일간 신문에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의견광고를 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쉰 아홉 살 먹은 번역노동자입니다.

* 본란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수복(요셉·출판사 일과놀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