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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발언대] 구역 및 반모임의 활성화

김용찬(토마스 아퀴나스)
입력일 1999-05-30 11:29:00 수정일 1999-05-30 11:29:00 발행일 1999-05-30 제 2153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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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역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고 아내는 반모임의 반장을 맡고 있다. 모임을 이끌어가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가톨릭신자들은 지역모임에 상당히 서툴고 또 참여하기를 꺼리는 형제자매들이 무척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구역이나 반모임의 간부를 맡고 있는 신자들은 한 명이라도 더 모임에 참석시키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어렵게 모임에 참석하게 된 신자들은 상당수가 한두 번 참석하다가 모임을 기피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의 생각에는 신앙생활이 일천하여 어색하거나, 냉담에서 막 깨어나거나, 남 앞에서의 발표력이 부족하거나, 재미가 없고, 사람들과 접촉하기 싫어서 나오지 않는 것 같다.

구역 및 반모임의 활성화를 위하여 홍보를 강화해야겠지만 1차적으로 실천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좥복음나누기 7단계좦를 어떤 형태로든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성경구절 중 마음에 와 닿는 문구를 선택한 후 자신의 생각이나 체험 등을 돌려가면서 이야기토록 하고 있는데 이때 신자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느낀 것 같다.

'복음나누기 7단계'의 의미와 유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이야기 하기는 곤란하지만 나의 소견으로는 복음을 읽고서 구역장, 반장 또는 성경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추가적으로 설명하고, 별도의 주제 또는 화두를 정하여 자유로운 토론을 하거나, 교회사, 전례, 교회상식 등을 전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영세를 받은지 20여년이 되는 나도 미사 때마다 신부님들의 제의가 왜 바뀌는지, 연미사와 생미사가 무엇인지, 성모의 밤은 무엇인지 너무나 모르는 것 투성이다.

구역모임을 통하여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장이 된다면 상당한 의미가 있고 또 모임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모든 신자들이 전례, 교회상식 또는 여러 모임에 익숙해 있는 것은 이니다. 레지오 단원들과 같은 신심단체에 속한 신앙인은 소수라고 생각한다.

교회를 이끌어가는 것은 사목자들의 힘도 필요하지만 평신도들이 제각기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 또한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작은 것에서부터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다함께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 교회의 앞날은 밝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김용찬(토마스 아퀴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