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신축 교황 알현실, 내부 구조에 불만 격증

입력일 2020-09-07 15:15:54 수정일 2020-09-07 15:15:54 발행일 1972-12-17 제 845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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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주장, ˝교황좌만은「바티깐」시국에˝ 

교황 군중 간의 거리 너무 멀어
건물 대부분이 이태리 영토 내에 위
세계 도처로부터 교황을 알현하러 몰려드는 수만 군중을 위해「성 베드로」 대성전과 인접한 곳에 세워진 교황 새 알현실이 교황과 군중 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 온화하고 친근한 감을 상실했다는 불평의 소리가 높아 가고 있다.

알현실 전면 맨 끝부분에 자리잡고 있는 교황좌와 최후열 군중과의 거리는 대략 축구장 길이 정도 떨어져 있는데 그 이유는 동건물 대부분이 이태리 영토 내에 위치하고 있어 교황좌만은「바티깐」시국 내에 엄존해야 한다는 교황청 당국의 주장에 따른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동알현실 건물이「바티깐」 시국과 이태리 국경선 상에 위치하고 있어 교황좌만큼은「바티깐」 시국 자체 영토 내에 위치해야 한다는 교황청의 견해가 결코 무리는 아닐 것 같다.

교황으로 등극한 직후부터 알현장의 필요성을 절감해 온 교황 바오로 6세는 동건물 건립 이유를『교황으로 부임한 후「성 베드로」대성전에서 가진 첫 번 알현 때 많은 늙은이, 부인들 및 몸이 불편한 순례자들이 앉을 자리 없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알현실을 짓기로 결심했다』고 그때 상황을 술회한다.

교황의 결심은 곧 실천으로 옮겨져 1965년 공사에 착공 7년 간의 작업 끝에 1971년 여름 준공을 보았다. 이태리 건축기사 피에르루이지 네로비 씨의 설계로 이루어진 동건물은 총넓이 10만 7천 6백 평방피트의 철근 콩크리트 건물로 수용 인원은 8천~1만 명이며 이동 의자가 제거될 때는 1만 6천 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특히 이 건물 안에는 알현장을 비롯, 각종 주교회의 및 교회 회합들을 위한 소형「홀」 ㆍ특별알현실ㆍ신문ㆍ라디오ㆍ텔레비전ㆍ매스콤 기관을 위한 방이 갖추어져 있어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교황과 군중 간의 거리가 떨어져 있어 친근감을 상실한 데만 그치지 않는다. 과거「성 베드로」 대성전에서의 알현 때는 교황이 성전 중앙 복도를 통과하며 알현객들과 악수도 나누고 또 군중이 교황의 모습, 몸짓 등을 볼 수 있었는데 새 알현에서는 건물 구조상 이를 막고 있는 실정이다.

교황이 알현실로 들어갈 때는 교황좌가 위치해 있는 맨 끝부분 특별한 문을 사용하게 돼 있는데 이는 교황이 군중과 가까이 접촉하는 것을 막고있다. 그러나 요즘 교황은 이 특별한 문을 사용하지 않고 건물 끝부분에 있는 다른 문을 통과, 중앙 통로를 지나 교황좌로 향함으로써 군중과 친밀감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무엇보다 불평의 소리는 교황과 군중과의 사이를 멀리 떨어지게 설계된 알현실 내부 구조에 있다.

이에 대해 한 건축가는 동건물이 제2차「바티깐」공의회 가르침과는 완전히 모순된다고 말한다. 그는 공의회가 교황이나 성직계는 군중과 함께 혼연일치가 되길 요구했으나 이 알현실 안에서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애당초 건물의 위치를 달리 변경할 수 없었던 교황청 당국의 입장이고 보면 빠른 시일 안에 원만한 해결책을 찾기란 힘들 것 같다.

낙성된 지 1년 5개월이 지나면서 교황이나 설계자 자신이 이를 해소하려 무척 연구해 봤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만일의 경우 교황좌가 군중과 가깝게 옮겨진다면 교황은 자기 나라 아닌 이태리 영토 안에서 교황직을 수행하는 결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