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구가톨릭대 사상연구소 「창조주 성령」 세미나

입력일 2019-10-31 15:31:05 수정일 2025-07-30 10:41:49 발행일 1988-11-27 제 1632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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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에 대한 성령의 역할
성령「성화」뿐 아니라「창조」에도 관여 
생명의 힘ㆍ창조의 원리역할 
창조는 성삼위의 공동작업 
대구가톨릭대학 사상연구소는 11월 11일 계산문화관에서 「창조주 성령」을 주제로 제5차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대구가톨릭대학부설 가톨릭사상연구소(소장ㆍ박석희 신부)는 지난 11월 11일 오후 7시 30분 계산문화관 대강당에서「창조주 성령」을 주제로 제5차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성직ㆍ수도자ㆍ평신도 8백여명이 발표회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주제발표ㆍ토론으로 진행된 이번 발표회에서는 최영철 신부(대구가톨릭대교수) 가 발표에 나섰으며 문세화 신부(대구가톨릭대교수)ㆍ이병호신부(광주 가톨릭대교수)가 토론에 참가했다.

최영철 신부는 서론에서『전통신학의 <귀속원리>가 창조를 성부, 구속을 성자, 성화를 성령의 고유한 활동이라고 고찰함으로써 성령을 창조주라 부르는 것이 부당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지적, 『성령의 활동은 창조행위와 결부시켜 인식되어야하며 성령의 활동을 성화에만 국한시킨다면 우리의 구원을 완성하는 성령의 성화행위를 옳게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창조행위는 상호내재 하시는 성삼위의 공동 작업이라고 강조한 최 신부는『창조가 하느님의 생명과 활력의 절대근원이신 성부에 의해 실현되는 행위이지만 이 행위 안에는 하느님의 말씀인 성자와 창조의 힘인 성령이 작용하시므로 성령은 창조의 영』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신부는 창조의 영과 관련된 성서의 내용을 고찰, 성령의 종말론적 성취능력을 조명했다.

영을 지칭하는 헤브레아어「루아흐」의 개념을 설명,『「루아흐」는 바람 숨ㆍ호흡을 의미하는데 이스라엘은 영에 대한 체험을 바람ㆍ숨ㆍ공기의 움직임에 결부시켜 이해하였다』고 발표한 최 신부는『이때의 영은 독자적 주체가 아니라 하느님의 속성 또는 세상과 인간 안에서 활동하시는 방식으로 나타나나 후대에 와서는 하느님의 말씀, 또는 지혜와 긴밀히 결부되는 생명력으로서 지혜서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창조행위에 깊이 관여하는 독립된 주체로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신약성서에 와서 하느님의 영은 종말시대의 선물로서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을 완성하는 새 창조의 영으로 묘사 된다』면서『공관복음에서의 예수의 세례,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자신의 생명수비유 등은 영을 하느님의 종말론적 선물로서 종말의 완성을 향해 하느님의 일들을 이끌어가는 힘으로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성령은 우리와 모든 피조물의 신음과 진통에 동참하신다』고 말한 최 신부는『이러한 고통은 성령이 하느님의 위격적 사랑이시기 때문에 창조를 위하여 겪으시는「사랑의 고통」』이라고 강조하고『성부는 성자가 완전한 사랑을 나누어 두 분 모두 사랑을 가지심으로써 사랑이 생겨나는데 이 사랑이 곧 위격인 성령이며 성령은 사랑으로서만 존재한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창조와 구속과 재림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통하여 역사 안에서 펼쳐지는 사랑의 행위들이며 성령은 사랑과 수난의 영』이라고 말하고『성부는 이 영안에서 세상을 참조하며, 강생 때에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본질 밖으로 이탈하여 자신의 신적본질을 포기하고 종의 형상으로 자신을 제한시킨 것처럼 성령도 인간과 세상 안으로 들어와 거룩하게 하고 완성시키기 위해 자신으로부터 이탈하여 자신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 신부는『성령은 우리 안에 계시는 하느님이며 창조의 원리, 생명의 힘으로서 우주의 창조에 관여하고 신도들과 교회 안에서만 활동하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있고 활동하는 곳이면 세상 어디든 현존하고 활동하신다』고 결론짓고『성령은 자유 및 진리의 능력이며, 영에 의해 주어지는 자유는 고난 중에서 자신을 포기하는 용기 있는 사람 안에서 드러난다』고 말했다

또 최 신부는『성령의 성화 및 창조행위 안에서 인간과 세상은 종말의 완성을 향해 변혁되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달용 신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배심토론에서 문세화 신부는『이러한 자리가 만들어진 것이 매우 뜻 깊다』고 말하고『성신의 활동고찰이 그리스도의 구원행위에 비추어 고찰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창조행위는 인간과 절대적 관계를 맺으며 하느님은 모든 것을 관계 맺게 하시는 힘』이라고 말했다.

이병호신부는『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개신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성령분야 연구가 가톨릭 내에서도 활발해졌다』며『성령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최상의 것이며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것을 믿고 실천할 수 있게 만든 힘』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답변에 나선 최 신부는 두 사제의 보충설명에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창조주성령은 헤브레아적ㆍ구약적 고찰이며 그리스도교회의 성령론은 부활 후부터 출발해야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