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교회묘지 관리현황과 개선책

허남 기자
입력일 2019-10-30 16:36:42 수정일 2019-10-30 16:36:42 발행일 1988-11-20 제 1631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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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묘지 개선돼야

각교구ㆍ본당관할 묘지 만장(滿葬) 상태
납골당식 묘지 등 적극 검토돼야
한정된 국토에 날로 묘지가 늘고 있어 토장(土葬)을 지양(止楊)하거나 또는 더 건설적인 토장대책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 문제를 감안, 교회 내에서도 묘지의 집단 공원화, 아파트식 묘원조성, 묘지매장 계약제도 입을 검토해야 된다는 등 적극적인 묘지관리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교구에서 토장을 가미한 납골당식 묘지관리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어 교회묘지관리운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보사부의 88년도 통계조사 자료에 의하면 전국토의 묘지면적은 9백12km(2억7천6백만평)로 전국토의 0.9%에 이르며 1.4배에 달한다.

또한 매년 전인구의 0.59%에 가까운 25만명이 사망하며 이중16%에 이르는 화장자를 제외할 경우 전국토의20%에 불과한 개간 가능지역을 잠식할 뿐 아니라 1인당 15평 크기 (보사부특정 개인 묘지 평균 평가치) 의 묘를 쓰게 되면 서울 여의도 면적 (8km)의 1.3배의 국토가 묘지화 된다고 밝히고 있다.

교회의 경우도 각 교구별 교구묘지나 본당관할 묘지가 있고 날로 증가되는 추세에 있다. 서울대로 교구의 경우 20만평규모의 교구묘지를 비롯, 대략 10만평내외정도의 각 본당별 관할28개 묘지가 있으나 현재 거의 만장 (滿葬) 돼가고 있어 새 토지를 매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의 묘지화 추세를 알면서도 국민들 대부분이 화장이나 수장 보다 토장을 선호하는 태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교사상에 뿌리박은 충효사상과 풍수지리설에 따른 자손번영 사상이 결합돼 한국인의 심성안에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신자들의 인식도「시신 화장은 교리에 어긋나므로 절대불가하다」는 옛 교리와 이런 한국인 심성과 결부돼 토장에 절대적 우위를 두고 있음을 교구와 본당관할 묘지가 급성장 속도도 늘어가는 추세를 보면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일이다.

묘지가 늘어가고 있는 현 추세를 감안, 다각적인 방법으로 묘지관리대책에 부심하고 있는 교회 내에선 지난해 1월 성라자로 마을에 처음으로 납골당 (納骨堂) 이 들어섬으로써 교회 내「화장절대불가」의 인식변화의 조짐을 보여 주었다.

이런 교회내외의 상황에 편승하여 최근 서울대교구 관리국 (국장ㆍ박신언 신부) 은 현 교구묘지부근 야산 10만평을 구입, 본격적인 납골당식의 묘지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박신언 신부에 따르면『현재 구상되고 있는 새 묘지관리대책은「평지식 납골당」과「성당 내 축조식 납골당」등 2가지 방안을 고려중에 있다』고 한다.

이 두 가지 방식은 이미 설계가 끝나 정부의 시공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설립될 이 납골당식 묘지는 기존의 안장된 시신이 10년 내지 20년이 지나면 유골만 남는 것에 착안, 납골당식 묘지로 한데, 모으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반대여론이 심한 화장을 굳이 주장하지 않고 또한 기존의 토장방법으로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효율적으로 토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와 더불어 앞으로의 교회묘지관리대책의 한 모델로 제시되고 있다.

이 납골당식 묘지관리가 실행될 경우 현재 토장방식으로는 20만평에 8천구가 안장되는데 비해 1백평에 5백70구가 안장돼 토지효율면에서 큰 이점을 안고 있다.

구상되고 있는「평지식 납골당」은 20년가량 지나 육탈된 유골을 정해진 영역에 질서정연하게 묻고 땅위에는 대리석만 나타나게 하는 방법이다. 또한「성당 내 축조식 납골당」은 역시 같은 류의 유골을 성당 내에 서랍 형태로 축조한 장소에 안장하는 방법이다.

그리스도인이 시신에 대하여 예우를 하는 것은 죽은 사람에 대한 존경의 표시이자 나아가서는 인간 품위에 대한 마음의 기본자세에서 나오는 것임을 전제할 때 우리가 시신에 대하여 갖는 예우는 어디까지나「시신」에 대한 예우이지 자연종교나 원시종교인들이 가진 공포심이나 신앙에서 생기는 태도는 아니다.

따라서 현재 서울대교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납골당식의 묘지관리에로의 전환은 현재의 장례예식과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시신예우에 있어서도 별다른 하자가 생기지 않아 호응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