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군중들이 외친 환호성「호산나」는 소위 할렐시편이라고 불리는 찬미시편(113장~118장)에서 따온 말이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를 외치는 군중의 찬미가는 시편 118장 26절의 말씀이다. 유대아인들은 그들의 해방을 감사드리기 위하여 장막절에 성도 예루살렘을 순례하며「호산나」를 외쳤다.
이들은 손에 손에 빨마나무 가지를 들고 호산나를 외쳤다. 호산나라는 말은 히브리어의 방언인 아라메아말로서 메시아를 반기는 찬미의 말이었고「구해주소서」라는 간청의 뜻을 담은 말이기도 하였다(사무 14, 4:열왕하 6, 26) 이제 군중은 예수의 입성을 인류 구원의 입성으로 인지하면서 예수를 메시아로 환호하는 호산나를 외친 것이다.
이 환호성은 사도직 후 교회에서 전례에 삽입하였고 오늘날 우리가 미사 때에 부르는 삼성송(거룩하시다)에 반영되었다. 그리고 매년 성지주일미사에서는 예루살렘 입성에 관한 복음서를 읽으며 손에 손에 성지가지를 들고 예수의 입성할 때의 광경을 재현한다. 지금 예수께서는 메시아에 관한 약속을 성취하기 위하여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에 들어오신다.
그러나 그는 유대아 민족이 메시아에 대하여 정치적인 기대를 가졌던 것과는 반대로 고통 받는 주님의 종의 모습으로 입성하신다. 그가 입성할때 예루살렘의 시민들은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주님을 따르는 제자들만이 예수의 제자가 된 것에 보람을 느끼며 기대했던 참 메시아에 대한 흥에 겨워 상기되어 있었다.
마르코나 마태오와는 달리 루가복음서는 이 대목에서 호산나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호산나라는 히브리말은 루가가 전도하는 이교도들에게는 생소하였기 때문이다. 루가는 이 대목에서「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라는 양식을 취하였다. 시편 118장 26절의 이 말은 본래 하느님에게 예배를 드리고 성전을 방문하는 왕을 향하여 외쳤던 말이다. 루가는「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가 왕이라는 것을 부각시키며 예수가 다윗의 왕통을 잇는 새 나라의 왕이라는 점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이 찬양의 말은 앞으로 세워질 하느님의 나라를 내다보며 예언적으로 외친 말이며 그 예언의 성취는 임박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예수께서도 예루살렘을 내려다보시며 그 멸망의 운명을 슬퍼하면서『너희가「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하는 외침을 들을 때』가 올 것이라는 예언을 또 하게 될 것이다(루가 13, 35).
지금까지 예수께 환호성을 외치는 군중은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이었고 그 행렬은 예루사렘의 지도층을 놀라게 할 만큼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군중들 속에는 바리사이파 사람도 몇이 끼어 있었다. 그들은 예수께 대한 군중의 환호가 혹시라도 예수께 화라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 이 환호를 중단시키기를 종용한다. 그들은 제관들과 율법학자들이 성전 뜰에서 어린이들이 예수께「호산나, 다윗의 자손」이라고 외치는 것을 보고 화를 냈던 일을 상기했을 것이다(마태 21, 14~16).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예수께「하느님의 아들」,「다윗의 아들 메시아」라고 할 때 잠잠하라고 분부하셨다. 때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가 왔다. 제자들이 예수를 메시아라고 외쳐야 할 때가 임박하였다. 예수께서는 이 신앙고백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을 하바꾹 예언서의 말을 인용하여 말씀하신다.『댐 벽에서 돌들이 외칠 것이고, 집안에서는 들보들이 맞장구 치리라』(2, 11).
제자들이 입을 다물면 돌들이 외칠 것이다. 이 말씀은 사도행전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어느날 밤 주께서 바오로에게 나타나『겁내지 말라. 잠자코 있지 말고 전도를 계속하여라』(사도 18, 9)고 말씀하신다. 이 말은 메시아를 환호하는 군중의 소리가 메시아가 오심을 선포하는 외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