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망도 없이 대한해협을 건널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도우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요. 번개같이 달려드는 상어떼라도 만났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부산 남동쪽 형제섬을 출발,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 쓰시마섬까지 헤엄을 쳐 건넌 남구현(40ㆍ스테파노ㆍ서울 오금동본당)씨를 두고 주위에선 올 여름을 가장 시원하게 보낸 사람으로 부른다.
지난 7월 17일 순수 아마추어들로만 구성된 친목단체인 해협횡단 팀의 일원으로 동료 회원 36명과 함께 대한해협을 건너는 동안 남구현씨는 수온 16도 내외의 찬 해류와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상어떼를 경계하며 벌인 투혼으로 찌는 폭염을 한풀 꺾어 놓았기 때문이다. 물론 혼자서 대한해협을 건넌 것은 아니지만 6시간 동안 22km의 긴 항로를 카약 2대만의 호위를 받으며 거든히 건넌 남구현씨의 의지 앞에는 38도를 웃도는 더위도 맥을 못춘 꼴이 된 셈이다.
특히 이번에 남구현씨 일행이 건넌 대한해협은 과거 조오련 선수가 한 번 건너긴 했지만 그때는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대형 선박의 호위와 상어떼를 막기 위한 안전망을 갖추고 수영을 한 반면 안전망 없이 해협을 건넌 것은 남구현씨 일행이 처음이다.
『2m가 넘는 파도와 싸워야 하기 때문에 바다 위에서 방향감각을 잡기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야말로 그 순간은 사투였지만 나 자신을 이겨 보겠다는 집념으로 해낼 수 있었습니다』
남구현씨는『대한해협을 건널 수 있었더 것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이라며 어떻게 그 일을 해냈는지 지금 생각하면 가슴이 아찔해 질 정도라고 그때의 어려웠던 순간을 토로한다. 원래 해협횡단 팀은 3∼4명이 한 조를 이뤄 릴레이식으로 수영을 하기로 했지만 체력이 좋은 남구현씨는 물 속에서 나오지 않고 전 구간을 헤엄으로 통과한 유일한 회원이 됐다.
그러나 남구현씨는 자신이 대한해협을 건널 수 있었던 것은 함께 간 해협횡단 팀의 전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남구현씨 일행이 이번 해협횡단을 준비한 것은 지난해 7월 한국사회체육센터에서 수영을 하는 회원 중 40여 명을 모아 대한해협을 횡단하기로 결정하면서부터 준비를 시작해 만 1년 만에 대한해협을 헤엄쳐 건넌 이들은 내년쯤엔 말레이시아 해협을 건널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