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여름 내내 산업현장을 위협했던 「전력부족 파동」이 올해에는 한층 심각해지고 있다.
계속된 불황으로 경영난이 가중되어 왔던 우리나라 생산공장들이 여름철을 맞아 전기사용량이 폭증하는 통에 생산라인의 일부를 가동 중단시키고 집단휴가를 떠나야 할 지경에 까지 이르고 있다.
여름철만 되면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소비의 급증에 원인이 있다.
우리나라의 연중 전력최대수요는 최근 5년동안 연평균 14%씩 증가했으며 특히 상업용 19.2%와 가정용 13.7% 등 비생산부문의 소비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도시 중상류층은 전기소비에 관한 한 이미 선진국 수준을 뛰어 넘는 과소비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한국인의 1인당 전력사용량과 GNP(국민총생산)의 상대비교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90년 기준 1인당 전력사용량을 1인당 GNP로 나눈 수치는 한국이 0.39로서 일본 0.14, 독일 0.27, 프랑스 0.27보다 월등 높다.
소득은 적으면서 전기는 흥청망청 사용해온 결과이다.
이 같은 결과는 전력 소비급증을 주도하는 에어컨보급의 신장률에 있어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지난 85년 불과 1백3만여대이던 에어컨이 △87년 1백21만여대 △89년 1백40만여대 △91년 2백25만여대로 지난 2년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도 60~1백만대 정도가 보급될 정도라하니 그 성장 속도가 놀라울 뿐이다.
전력은 현대의 거의 모든 분야에 있어 기본 에너지이다.
이런 전기를 지금과 같이 과소비하다보면 우리의 갈 곳은 뻔하다.
전기사용을 절제하는 것은 산업발전은 물론 환경보호에 있어서도 필수 불가결하다.
원자력을 제외, 발전(發電)의 원료가 되는 석유ㆍ석탄 등의 화석원료는 지구 온난화를 재촉하는 환경파괴물질이다.
전기로 가동되는 냉장고에 필수불가결한 프레온 가스는 오존층을 파괴함으로써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을 위협하는 화확물질이다.
오늘날에는 모든 소비를 절약하는 것이 바로 환경을 보호하고 전기 사용을 절제하는 길과 통하게 됐다.
선진국들이 오래전부터 가정과 직장, 학교에서 「자원절약=에너지 절약=환경보호」라는 등식을 직접 실천해온데 비해 우리는 늦었지만 범국민적으로 전기를 비롯한 에너지 사용을 절제함으로써 국가산업을 발전시키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국민이 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