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들이 엮는 광장] 영육의 어머님!

입력일 2015-04-06 17:39:02 수정일 2015-04-06 17:39:02 발행일 1985-05-19 제 1456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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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3년 구정때였다.

나는 사람들이 모두 기형아로 보이고 항상 불안한 느낌이어서 신경정신과도 가보고 한약도 복용해봤지만 차도가 없었다. 꿈을 꾸면 악몽에 시달리고 눈을 뜨면 다른 괴상한 형상에 괴로워했다.

식음을 전폐하고 반송장 처럼 누워서 3개월을 보내자 아버님께서는 관을 준비하는 등 온가족이 임종준비를 서둘렀다. 어머님께서는 박원출신부님을 모셔와 병자성사를 받도록 하셨다. 성사를 받고도 질긴 생명은 삼일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큰 오빠가 박카스를 입에 넣어주고 큰 올캐가 걸음마 연습을 시키는 등 법석을 떨었다고 한다. 이때쯤 어머님께서 계산본당의 동정녀 두분을 초청, 구마기도를 부탁했다. 두분 동정녀는 내가『대장균이 우글거리는 성수물을 왜먹느냐』고 버티었지만 두번이나 거듭 마시게했다.

그런데 나에게서 거룩한 성수물의 기적이 일어난게 아닌가?

성수물을 마신후 머리가 빠개지듯 아프고 온몸이 쑤시는게 울고 소리치고 난리를 피우고서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고 한다. 한참 후 눈을 떠보니 이튿날 아침이었다. 정말 편안한 밤이었다.

성모 어머니의 발아래 꿇어앉으니 그렇게 편안할수 없었다.『오! 성모여 발아래 꿇어 증거할수 있습니다. 낫게 해 주신 치유의 은사, 감사하옵니다』

그때 살던 방이 총각귀신이 붙었다. 봉달귀신이라서 굿을 해야 낫는다고 하였지만 신앙깊은 내 어머님이 뿌리치고 오로지 성모님께 매달렸던 것이다. 애련동에 모셔둔 성모상 앞에서.

육신의 어머님이 영혼의 어머님께 바친 기도의 대가가 루르드의 기적처럼 성수물로서 나는 완쾌됐다. 구마기도를 행한 두 동정녀께도 감사드린다. 어머님은 또 聖 손선지 할아버지의 은덕이 치유의 은총을 받게 해주신 큰 힘이었다고 강조하셨다.

결혼한 나는 우리 아기 본명도 이선지베드로로 정했다.

윤점수<대구시수성구 지산동1144의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