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불우이웃 무료진료하는 원주「부부의원」곽병은ㆍ임동란 부부

우광호 기자
입력일 2012-09-06 11:13:20 수정일 2012-09-06 11:13:20 발행일 1995-11-12 제 1978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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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아닌 우리생활의 일부죠”
91년 자비로「갈거리 사랑촌」건립
무의탁 노인ㆍ장애인, 가족처럼 돌봐
원주시내의 30평 남짓한 공간에서 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곽병은(안토니오ㆍ43) 임동란(베로니까ㆍ43) 부부의원의 숨은 봉사활동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별히 알리고자 한것도 아닌데도 이들 부부의 활동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이제 원주에서 신자라면 모르는 이들이 없다.

지난 1991년 원주시 흥업면 대안3리에 무의탁 노인 및 장애인 공동체「갈거리 사랑촌」을 자비로 건립, 운영을 직접 해오고 있는 이들 부부의 생활은 의사가 본업인지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봉사가 본업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집을 보수하고 먹거리를 장만하는 등 식구들의 어려움을 일일이 돌보는 등 사랑촌의 16명 무의탁 노인과 장애자에 대한 부부의원의 사랑은 남다르다. 곽씨는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바쁜 의료활동 중에도 사랑촌을 수시로 방문한다.

『개인적인 생활의 여유가 없다는 것이 어려운 점입니다. 의료활동 중에도 항상 마음은 사랑촌 식구들에게 와있으니까요』

이들 부부의 헌신적인 활동은 남편 곽씨의 선천적인 봉사체질(?)에서 기인한다. 학창시절에 경기도 의왕시라자로마을(원장=이경재 신부)을 매주 방문, 봉사할정도로 봉사에 익숙해 있는 곽씨는 의원운영을 통해 얻은 수익금을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부부의원은 갈거리 사랑촌 후원회원 확보에 관심이 없다.

원주교도소 의무과장직을 맡고 있기도 한 곽씨는 교도소에서 받는 급여 전액을 사랑촌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 대학 동문들이 보내오는 작은 정성들도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후원회원 없이도 몇몇 개인들의 노력만 모인다면 이런 복지시설 운영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부부의원의 설명이다.

사회에 피해를 입힌 범법자와 죄수들을 위한 활동으로 얻은 소득이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웃에게 사용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칼 하다.

보통 복지시설이 이웃에 들어서면 마을 주민이 반발하는 것과는 달리 이곳 갈거리 사랑촌 주변 주민들은 사랑촌을 진정한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곽씨가 마을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활동을 벌이는등 마을을 위한 다양한 도움을 베풀어 오고 있기때문이다.

어려운 일은 꼭 부인과 상의해 해결해 나간다는 곽씨는 그동안의 봉사활동이 인정을 받아 지난 10월 29일 모교인 중앙대학교에서 제1회 중앙 의료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희는 봉사활동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생활의 일부라고 생각입니다』

겸손한 이들 부부를 사랑하는 원주교구 신자들은 아플때면 언제든지 부부의원을 찾는다.

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