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을 경악시킨 대구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는 신자중고생3명의 귀한 목숨을 앗아갔다.
사고현장에서 불과2백여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 3명의 사망자와 2명의 중상자를 낳은 대구 상인동본당(주임=여창환신부)은 사고 발생5일째인 5월2일 오전10시 유족· 학교급우· 신자등 7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스폭발참사 희생자 합동장례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장례미사는 달서공고 3년 장계성(마태오)군과 같은 학교 1학년 이진일 (안드레아)군 그리고 영남중학교 1학년 최병익(사도요한)군 등 희생자 3명의 유해가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수백명이 행렬을 이뤄 국화꽃을 헌화했던 고별식중 희생자들의 주일학교 동료학생이「계성아! 이 모든 것들이 장난이었다며 네가 웃으면서 나타나줄 것만 같구나......」라며 추도사를 시작하자 장내 곳곳에 흐느낌 소리가 이어졌다.
이들 희생자 중 장계성군은 포항 예수성심시녀회 장예레미아 수녀의 친동생으로 사고후 한때 수녀가 사망했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교구사제연수 중 사고소식을 접하고 급히 본당으로 돌아와 사고당일 오후 평협간부들을 소집, 유족돕기 자원봉사 활동에 신자들을 투입했던 여창환 신부는 이날 미사중 강론을 통해 「오늘 이 슬픔은 우리 인간의 온갖 죄의 결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졸지에 어린 자식을 잃고 비통해 하는 유족들을 위로하고 어처구니 없는 대형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했다.
사고직후 희생자 장례때까지 특별애도기간을 설정, 전신자가 검은 리본을 패용하며 희생자를 위해 기도해온 상인동본당은 사고 이튿날인 4월 29일 오전 9시부터 본당 관할지역내 보훈병원에 「무료급식소」를 설치, 유족들과 조문객들에게 간식과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하며 자원봉사 활동을 벌였다. 또 신자들은 헌혈운동에 적극 나서 부상자 치료에도 앞장섰다.
사고후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도 상인동본당 신자들과 함께 보훈병원 무료급식소 자원봉사 활동에 동참하는 한편 신자부상자 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사고 후 첫 주일인 지난 4월 30일 전국의 많은 본당들이 이번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2차헌금등 모금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사고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상인동본당에는 이날 인근 성요셉본당과 월배본당 그리고 성당동본당에서 성금을 보내왔으며 전국의 많은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이 성당 및 신자 피해상황을 걱정하는 안부 전화를 걸어왔다.
사망자만 1백명에 달하는 이번 대형참사에 대해 여창환 신부는 「인근 효성여중고 · 대건중고· 학산중학교· 대서중학교· 대구상고 등 많은 학교가 마침 사고당일 소품을 가는 덕분에 희생자가 적었던 셈」이라며 「안전」 은 도외시한 채 사고현장의 상판을 덮고 4~5일경 차량을 소통시키겠다는 당국의 사고수습 조처에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현장을 복구, 차량을 소통시키는 조처에 대해 사고재발을 우려하며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주민들의 불안한 심정을 대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