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살레시오수녀회 박골롬바ㆍ아녜스 수녀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2-08-24 15:39:31 수정일 2012-08-24 15:39:31 발행일 1995-03-26 제 1946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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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정한 쌍둥이 수도자
수녀회 식구들 볼때마다 “골롬바?…아녜스인가?”
아녜스  “언니는 섬세하고 순수”
골롬바  “동생은 밝고 정의로워”
똑같은 모습의 쌍둥이로 20여년을 바늘과 실처럼 함께 다니다 결국은 한 수도회에 입회 「쌍둥이 성녀」를 꿈꾸며 복음삼덕의 길을 가고 있는 수녀들이 있다.

살레시오 수녀회 박골롬바(서울 수도자 교리신학원 재학중) 아녜스(광주 젊음의 집) 수녀.

수도회는 다르더라도 쌍둥이자매가 함께 수녀로서의 삶을 사는 경우는 간혹 있으나 골롬바 아녜스 수녀와 같이 동일한 수도회에 입회, 한 가족이 되어 수도생활을 하는 경우는 국내에서 처음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언니수녀는 섬세하고 순수해요, 그리고 아주 작은것에서부터 신앙을 실천하는것 같아요. 언니인 만큼 영성적인 면에서도 저보다 수준이 높다는 것을 느낍니다』

『동생은 선천적으로 밝은 성격으로 대중을 이끄는 달란트를 가지고 있어요. 분별력도 있고 정의로움을 위해 앞장서는 타입이에요』

언니로서 동생으로서 상대방의 장점을 이렇게 얘기하는 두 수녀는 열심한 신자였던 어머니의 신앙이 성소의 꿈을 일찍부터 가지에 해준 것 같다고 말한다.

특별히 두 수녀 모두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좋아했던 성격이라 지금은 정말 젊은이들을 위한 수녀회 고유 사도직안에서 「물을 만난 생선」처럼 기쁘게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들려준다.

수녀원 입회는 언니인 골롬바 수녀가 먼저 했고 동생 아녜스 수녀는 2년뒤에 뒤따라 했다. 언니가 입회했을 때 「쌍둥이로 자랐지만 사는 길은 다르다」고 생각, 「언니나 수녀로 잘살아라」고 했던 동생수녀는 그러나 하느님안에서의 수도생활만큼 좋은 길이 없다는 것과 하느님의 정의 만큼 폭넓은 것이 없다는 깨달음앞에서 수녀원 문을 두드렸다고 고백한다. 물론 수녀원입회후 편지에서 늘「하느님 섭리로 산다」고 강조했던 언니 수녀의 영향도 수도생활 결심에 밑받침이 되었다. 이 둘은 91년 93년 각각 첫서원식을 가졌다.

아버지마저 아직까지 구별못할 만큼 똑같이(?)생긴 이들은 수녀원내에서도 보는 이들마다 「골롬바인가 아녜스인가」를 첫 인사로 건넬만큼 동료들을 혼동시키곤 한다.

「성소는 하나의 씨앗」이며 그것을 자라게 하는 일차적 책임은 부모들에게 있는 것같다고 의견을 얘기하는 골롬바 아녜스수녀. 『예수님께서 인류를 위해 밥이 되셨듯이 우리도 하느님께 바쳐진 제물로서 온전히 젊은이들의 것, 밥이 되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