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 20회 성소 주일을 맞아 알아본 사제 수급 전망

고국상 차장
입력일 2011-05-17 16:00:43 수정일 2011-05-17 16:00:43 발행일 1983-04-24 제 1352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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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수급 전선 이상없나
선목ㆍ수원 신대 개교돼도 90년대들어야 회복조심
향후 5년이 가장 큰 고비
82년말 현재 신자 증가율의 반 밖에 못 미쳐
구라파 교회가 성소(聖召)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들려올 때 한국 교회는 이 문제에 관한한 별반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지원자가 없어 구라파 교회의 기존 대신학교가 폐교될 때 한국 교회는 광주 대건신학대학(62년) 대구 선목신학대학(82년) 개교를 비롯 지난 4월 7일 수원 제4대신학교가 본관 건물 기공식을 갖고 개교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교회 일각에서는 70년대 후반부터 급증하는 교세에 비해 사제 증가 수는 상대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고 진단, 효율적인 대처 방안을 제시하면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과연 한국 교회는 사제 수급에 이상 (異狀)이 없는가, 제20회 성소 주일을 맞아 한국 교회의 사제 수급 문제를 통계자료에 의해 분석해 본다.

82년 12월말 현재 CCK가 발행한「한국 천주교회 교세 통계표」에 의하면 신자 총수는 1백57만8천17명이며, 성직자 수는 한국인 1천명, 외국인 2백27명 등 1천2백27명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신부 수 1천명은 2백년 만에 기록된 것이며 수선탁덕 김대건 신부 서품(1845년)이후 1백37년 만에 이루어 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인 신부가 1천명이 되기까지는 1백37년이 소요된 셈이다.

그러나 오랜 박해 시절과 일제 치하 그리고 6ㆍ25동란 등을 거쳐 왔기 때문에 성직자 배출이 본궤도에 오른 것은 휴전협정 이후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자료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54년5월말 현재 교세 통계표에 따르면 한국인 신부는 59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재의 사제 수 1천명은 거의 대부분이 약30년 만에 배출된 숫자이다.

54년 5월 이후 82년 말까지 연평균 한국인 사제 증가 수는 33.6명이며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 수 역시 37.4명으로 대차가 없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광주 대건 신학 대학 출신 사제가 배출되기 시작한 69년 이후 사제 배출은 연평균 36명으로 이 역사 대동소이 하다.

이같이 54년 이후 광주대건 신학대학이 설립(62년)되고 69년부터 사제를 배출하기 시작 했음에도 사제 중 가을이 정체된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전체 사제단의 연로 현상으로 사망 사제의 증가를 들 수 있고, 둘째는 서울대 신학교가 74년부터 78년까지 5년간 정원(당시 75명)에 미달하는 현상을 보인 결과가 80년대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를 자세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대신학교별 연도별 사제 배출 현황, 교구별 수도회별 입학자 현활 등 자세한 통계자료가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

이러한 사제 증가 수는 54년 5월말과 82년말 통계를 비교해 볼 때 16.9배가 증가한 것으로 같은비 신자 증가는 8.3배에 머문 것으로 나타나 사제 증가는 신자 증가율보다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한국 교회가 사제 부족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통계에 의하면 사제 증가 1.6배에 비해 신자 증가 는 1.65배에 달해 사제 증가가 신자 증가에 미치지 못하면서 사제 부족 현상을 서서히 체험하고 있다.

한국 교회에 사제 수급을 담당하는 대신학교는 서울 가톨릭대학을 비롯 광주 대건신학대학, 대구 선목신학대학이 있으며 수원교구 대신학교는 85년 개교 예정으로 있다.

대신학교의 신입생 수용 능력은 서울(1백4명)광주(91명)대구(52명)등 3대신학교에 2백47명이다.

이 숫자는 대구 선목 신학 대학 문을 연 82년3월 이후 부터이며 81년 이전에는 서울70명, 광주40명 등 1백10명에 불과했다.

따라서 불과 3년 전인 80년도만 해도 대신학교 입학 정원은 1백10명뿐으로 82년 이후 수용 능력 2백47명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같이 대신학교 입학자 수용 능력이 급승한 것은 서울과 광주 양대 신학교가 각각 81년도에 정원을 75명과 40명에서 각각 80명과 70명으로 증원한데다가 입시 제도의 변화로 81년도부터 입학 정원이 졸업 정원에 비해 30%씩 늘어 감에 따라 일어난 현상이다.

이렇게 입학 정원이 대폭 증대된 데다가 82년도에 대구 선목 신학 대학이 졸업 정원 40명ㆍ입학 정원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

또한 85년도에 수원대 신학교가 계획대로 개교되면 대신학교 신입생 수용 능력은 2백99명으로 예상된다.

2백99명의 수용 능력은 광주대건 신학 대학 개교 적인 61년도까지의 수용 능력 75명에 비해 무려 4배에 가까운 것이며, 지난 80년도에 비해서도 2.6배나 늘어난 숫자이다.

따라서 대신학교 수용 능력 증가 통계를 근거로 사제 증가 수를 추정해 보면 수원 대신학교 출신 사제가 정상적으로 배출되는 95년 전후부터 현재보다 2.6배에서 4배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러한 추정은 정확성이 결여돼 있기는 하지만 한국 교회의 대신학교 신입생 수용 능력은 69년 광주 대건신대 출신 사제 서품자가 배출되기 전 매년 정원이 75명에 불과했으나 69년 이전 10년간 순수 사제 증가 수가 연평균 22명에 달한 것에 비하면 95년 전 후부터는 80여명 이상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통계를 놓고 보면 사제 증가율은 37.4%, 신자 증가율은 39.5%로 대차가 없으나 최근 5년간으로 통계를 좁혀 보면 사제 증가율은 16.8%, 신자 증가가 신자 증가에 따르지 못하고 있으며 82년 말 현재 통계로는 전년비 사제 증가율은 5.9%, 신자 증가율은 9.6%로 사제 증가가 신증가에 더욱더 못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대 신학교의 정원이 미달된 74년도부터 78년도까지의 입학생이 서품되는 84년 이후부터 88년까지는 더욱 심화될 것이 예상되며 89년 이후부터 회복세로 돌아서고 90년대 중반부터는 급 신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한국 교회의 사제 수급은 향후 5년간이 가장 큰 고비라고 볼 수 있으며 그 이후에는 양적이 증가는 서서히 회복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사제 수급 문제는 80년대 후반까지 어려움을 겪어야 하며 그 이후에도 신자 수의 증가가 최근 몇 년간의 추세로 증가해 나간다면 계속해서 부족 현상을 겪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신학교 입학 지원자가 가장 많았던 82년과 83년의 경우 서울ㆍ광주ㆍ대구동 3대신학교 입학 정원은 2백47명이었고 지원자는 각각 3백47명이었고 지원자는 각각 3백41명과 3백30명씩 이었다.

그러나 85년에 수원대 신학교가 개교하면 입학 정원은 2백99명에 달해 지원자 거의 대부분이 입학 가능한 숫자에 달하지만 80년대 초반부터 대신학교 지원자 중 재수생이 30%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수년 후 지원자가 입학 정원에 미달하는 현상을 나타낼 수도 있다.

지원자의 부족 현상은 일차적으로 사제 수급에 차질을 가져오는 동시 우수 자원 확보에도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양적ㆍ질적 문제를 함께 지니게 된다.

사제 수급 문제는 이같이 양적ㆍ질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제도로써 이를 해결하기 보다는 독일 캐나다 미국 등지 교회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종신 부제 제도를 과감히 채택,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2백주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등해지고 있다.

고국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