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한담

[일요한담] 생명의 존중 / 권경수

권경수·헬렌·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 회장
입력일 2009-11-11 09:55:00 수정일 2009-11-11 09:55:00 발행일 2009-11-15 제 2672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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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 대해 참으로 무지하던 내 자신이 최근 생명수호운동에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 몸의 신비를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된 우리의 몸, 겉 피부는 1억 장을 겹쳐야 1센티미터가 될 만큼 얇은 막으로 형성되었고, 340그램의 작은 심장이 하루에 15,000리터의 피를 순환시키느라 끝없이 움직인다는 우리 몸의 구조는 신비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우리 인간의 초기 생명인 배아에는 이미 모든 생물학적 정보가 들어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귀한 배아를 무작위로 파괴하고 하느님의 창조 역사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비양심적 오류를 우리는 어떻게 막을 것인가? 나는 이 시점에 생명존중의 모범을 보여준 아름다운 한 미국인 여교수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36년 전, 절망적인 환경에 처해있던 한 한국여성은 그래도 낙태 대신 생명을 선택해 낳았다. 글렌던 교수는 그 아이를 입양해 자신의 두 딸과 함께 훌륭히 양육했다. 그 후 글렌던 교수는 어느덧 아기 엄마가 된 양녀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었다. 특히 그녀는 지난 30여 년간 낙태와 안락사 반대를 하면서 생명 보호 운동에 헌신해온 인물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그녀는 낙태와 저출산의 생명 경시 풍조를 수수방관한다면 반드시 부정적 결과를 낳을 것임을 꾸준히 경고해왔다.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끔찍한 사건들, 너무나 천진한 어린이들의 생명을 무참하게 앗아간 성폭력범들의 비행을 보면서 형언할 수 없는 아픔과 주체할 수 없는 분노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우리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잔악한 생명 파괴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중대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이 사회가 올바른 생명 윤리 의식을 갖도록 강력한 교육과 운동을 펴야 할 것이다.

권경수·헬렌·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