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할 친’(親)은 나무(木) 위에 올라가 서서(立) 본다(見)라는 세 글자가 모여서 이루어진 글자이다.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 그곳을 지나가시는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었다”(루카19,4).
예수님과 자캐오가 만나는 장면이다. 세관장이고 또 부자인 자캐오는 권력도 부도 막강했을 것이다. 그는 권위도 체면도 버리고 예수님만을 보기위해 나무위로 올라갔다.
자캐오의 최고의 겸손을 읽을 수 있다. 그 자캐오를 먼저 알아보신 분은 바로 예수님이다. “예수님께서 거기에 이르러 위를 쳐다보시며 그에게 이르셨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겠다.” 예수님이 더 급하시다.
이렇게 예수님과 만난 자캐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주님을 만난 행복이 이 세상 무엇보다 컸기에 내린 결단이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16,24).
하느님과 친하려면, 이웃과 친하려면 모든 것을 버리고 나무 위에 오르는 어린이 같은 순수함과 겸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점길(수필가·의정부교구 복음화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