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조각가 문신 10주기 특별 드로잉전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5-10-09 15:56:00 수정일 2005-10-09 1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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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58×30×12㎝, 브론즈, 1990.
대칭과 비대칭의 절묘한 조화

‘우주와 생명의 음률을 시각화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던 조각가 문신(요셉.1923~1995)은 국내에서보다 세계무대에서 먼저 명성을 펼친 예술가였다.

그는 1960~70년대 유럽 각국에서 100여차례의 전시회를 통해 그만의 독특한 조형세계를 선보이며 한국 추상 조각의 위상을 높였으며,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헝가리와 유고슬라비아에서 초대전을 갖기도 했다.

특히 문신은 조각에서 뿐 아니라 회화, 판화, 드로잉 등 다양한 미술분야에서 우수한 재량을 발휘한 작가였다. 1980년부터는 20여년간의 파리 활동을 접고 귀국해 꾸준히 전시회를 열며 국내인들에게 작품세계를 펼쳐보였지만 그 명성에 비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 문신의 조형세계에서는 대칭과 비대칭의 절묘한 조화가 무엇보다 돋보인다. 특히 대칭적인 추상조각은 하느님의 창조물인 자연을 연상시킨다.

그는 스스로도 자신의 작품을 “자연의 생성 존재들에 대한 자연스러운 형체”라며 “오로지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작업을 하는 동안 이 형태들이 생명력을 갖게 되며 궁극적으로 생명의 의미성을 갖게 되길 바랄 뿐이다”라고 밝혀왔다.

올해는 문신의 선종 10주기를 맞은 해로, 자연미와 생명성이 복합적으로 드러나는 그의 드로잉과 조각작품을 접할 수 있는 전시회를 국내 문신미술관과 스페인 등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마산시립 문신미술관은 9~11월 석달간 ‘문신 드로잉전’을 열고 있다. ‘재미있는 상상’을 주제로 한 이 전시회에서는 조각 작품의 초안이 되는 드로잉에서부터 문신미술관 건립을 위해 만든 수천점의 드로잉 가운데 선별한 작품 40점을 선보인다.

작품전과 함께 미술관을 둘러보는 것 자체도 의미 있을 듯 하다. 전시회가 열리는 문신미술관은 문신이 선종하기 전까지 15년간 직접 꾸며 그 자체로 ‘문신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독특한 조형미를 자랑하는 예술공간이다. 2500여평 공간에 2개의 전시관과 야외전시장을 갖추고 있는 미술관은 문신의 드로잉 작품 외에도 조각과 유화, 채화 등의 작품 2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또 문신의 선종 10주기를 맞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는 ‘발렌시아 비엔날레’ 전시회의 하나로 문신 특별전이 11월 30일까지 펼쳐진다. 이 전시회에서는 문신의 대표작인 좌우대칭 브론즈 10점과 흑단, 스테인레스, 와이어 불빛조각 작품 2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문의=055-240-2114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