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은 결혼식이 무척 많았다. 나도 4월과 5월의 거의 매주 토요일은 혼배 주례를 부탁받고 출장을 나갔던 기억이 있다.
주례를 하면서 너무 행복해보이는 신랑 신부의 모습을 보면서 때론 부럽기도(?) 했다. 지금의 그 행복함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기도하면서 나는 강론시간에 꼭 말하는 예화가 있다.
언젠가 산에서의 일이었다. 한참을 걷다가 갈림길이 나와서 잠시 쉬고 있는데 아래쪽에서 40대의 부부가 다정하게 산을 오르고 있었다.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내 앞에 이르러 분위기가 급선회하는 것이었다. 부부가 생각하고 올라온 목적지를 가는데 남편은 오른쪽으로, 아내는 왼쪽으로 가야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정도였으나 사태가 점점 심각하게 발전돼 산행과는 전혀 상관없는 격앙된 대화들이 오갔다. 방금 전의 그 다정함은 『아~옛날이여~』가 되고 말았다. 말리고 싶었으나 부부싸움이라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한 마디만은 하고 싶었다. 『두 분이 가려고 하는 목적지는 어느 길로 가도 다 만납니다!』라고 말이지요.
언젠가 나는 2001년 한 해 동안 결혼한 부부의 30%가 이혼을 했다는 통계를 보고 무척 놀랐다. 물론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가히 경악할 만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혼하기까지 오랜 시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두 사람이 함께 호흡하며 산다는 것은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이 사람이 아니다 싶기도 하고, 산에서의 부부처럼 내가 생각하는 길만이 옳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나는 노부부가 다정하게 산책하는 뒷 모습을 볼 때면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오늘은 내가 주례를 맡았던 부부들이 잘 사는지 전화 한 번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