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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통상문 개정안에 대한 의견] 최익철 신부 1

최익철 신부ㆍ서울 신천동본당주임
입력일 2020-12-04 16:01:20 수정일 2020-12-04 16:01:20 발행일 1989-11-05 제 1678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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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우리」「불쌍히…」등 그대로 사용을
각방면 평신도등 전문위원 보강돼야
주교회의 전례위원회가 발표한 미사통상문 개정안에 대한 소견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개정안에는 개정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었고, 여러 계층의 평신도등 폭넓은 전문위원의 기용이 있었으면 효과적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정에 있어서 별무리가 없는 한 현재 사용하고 한자보다는 우리말을 찾아 사용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을듯하다.

『공동체 미사 차례(전례)』는 「교우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순서」로 했으면 한다. 원문「Cum Populo」를 「공동체」라고 한것 같은데, 공동체라면 한정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원문대로 「교우들과 함께」라고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차례」나 「순서」는 뜻은 같으며, 「차례」는 추석 때의 차례와 혼동할 수 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이름으로』에서 「성령」이란 낱말은 공동번역이 있는 다음부터 가톨릭 측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교회의 통합이 목적이었지만 이 통합이 요원한데 통합을 의식하고 쓰지않던 「성령」을 사용해야만 할까?

「성신」은 우리 교회의 초창기부터 써왔기 때문에 신학적 언어학적 여러 의견에 대한 가부는 접어두고, 이를 전통 혹은 유산으로 생각하고라도 「성신」을 그대로 쓰는 것이 지당하다「성신」이라고 해서 천주 제3위를 가리키지 않는다면 당연히 다른 말로 고쳐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옛부터 써오던 말을 그대로 앞으로도 계속 쓰고 고유명사처럼 고치지 말았으면 한다.

인사중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찬미』는 다른 대답이 모두 『또한 사제와 함께』이기 때문에 유명무실할 가능성이 많다.

참회『+교우 여러분, 거룩한 신비에 합당하게… 』에서「신비」는 예전대로 「미사」라고 함이 낫다고 본다. 「신비」라면 교우들에게 막연할 수 있고, 이제부터 거행할 미사 전체가 신비이기는 하지만, 전체를 가리켜 미사성제니까 미사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성변화 직후 『신앙의 신비여』는 그야말로 빵이 예수의 몸으로 변화된 직후요 그것이 알아들을 수 없는 신비이기 때문에 이 때는 그대로 「신비」가 좋다.

『저희를 가엾이 여기소서』에서 「가엾이」보다는 「어여삐」로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는 종전대로 「불쌍히 여시소서」로 해야 한다.

「자비를 베푸소서」는 라틴어 Miserere를 명사화한 것이다. 「Vivis et regnas」를 「영원한 생명이시며 임금이신」이라 했다가 「살아계시고 다스리신다」는 동사로 환원한 것처럼 「불쌍히 여기소서」로 동사화해야 한다.

「자비를 베푸소서」를 라틴어로 직역하면 Da misericordiam이 되는데 이는 Miserere와는 다르다. 그러나 Miserere동사에서 나온 Misericordia는 참회2에서처럼 『주님,…자비를 베푸소서』(Ostende, nobis, Domine, Misericordiam tuam)라고 해도 괜찮지만, 기왕이면 슬플 비자를 쓰는 자비(慈悲)보다는 사랑애자를 쓰는 자애(慈愛)라고 하는 것이 더 좋다. 「자비」는 불교에서 흔하게 쓰는 용어이기도 하다.

『저희는 주께 죄를 지었나이다』는 『우리는 주님께 죄를… 』로 하는 것이 낫다.

『저』나 『제』와 『저희』의 사용에 있어, 하느님을 존대하고 우리를 낮추기 위해 「저」 혹은 「제」를 쓰자는 것인데, 단수일 때는 좋으나 복수일 때는 하느님과의 거리감이 있고 자녀감이 없으니, 예전처럼 복수일 때는 「우리」가 좋다는 여론이나.

『전능하신 천주는… 』은 『전능하신 천주께서는… 』으로 하는 것이 낫다.

『죄인을 부르러 오신 그리스도여』와 자비송의 『 그리스도여… 』에서, 주님ㆍ하느님하면서 그리스도만은 님이나 다른 존대어가 없이 그저 「그리스도」라고만 했는데, 좀 어색한 것같다. 「그리스도님」혹은 「그리스도시여」하는 것이 어떨지…

대영광송에서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늘 높은 곳에서는』으로 「데」는 불완전 명사이고,「곳」은 완전한 명사인데다가 「데」는 「무엇 무엇을 하는데」 할 때의 「데」와 혼동될 수 있다. 그러나 「곳」은 그뜻이 분명하다.

『땅에서는 주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는 『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이에게』로 ,Bonae Voluntatis를 「주께서 사랑하시는 사람」이라고 한 것은 무리한 번역이다.

『저희 축원을』은 『우리의 기도를』로, Supplicationem은 우리의 간절한 소망이니 종전대로「기도」가 낫다.

『예수 그리스도, 홀로 거룩하시고… 』는 종전 것이 더 좋다. 끝에 「계시나이다」는 Tu Solus Sanctus… in gloria에서 생략된 es는 sanctus보어의 술어인 것으로 보아 「이다」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음기도1·2·3은 다 『…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에서 성부·성자·성신을 따로 따로 지칭했으니, 그냥 「천주로서」보다는 앞에 「한」을넣어 하나이신 천주를 나타내는『함께 한 천주로서…』로 하는 것이, 3의 『성자시여, 주님은 성부와…』는 『성자시여, 성자께서는…』으로 하는 것이 낫다.

화답송에서 화답은 동등한 사이에서 서로 주고 받을 때, 예컨대 「꾀꼴새」의 노래에서 『화답하는 노래소리 좋구나! 꾀꼴새야』처럼 저희끼리 서로 지저귈 때 쓰는데 이 경우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이에 응답하기 위해서 또는 우리의 느낌이나 결의를 하느님께 나타내는 것이니 『응답송』이라고 해야 옳다. 또 「화답송」이란 말은 지금까지 잘 쓰이지 않은 낱말이다.

복음전 환호송에서 『그리스도는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는 『그리스도께서는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로 『하느님 말씀이신 그리스도는 찬미를 받으소서』로 『하느님 말씀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찬미를 받으소서』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는 찬미 받으소서』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찬미를 받으소서』로 하는 것이 낫다.

「찬미받으소서」는 Benedictus(es)의 수동형이니까 찬미를 받으소서라고 해야 어감상 더 힘주어 강조가 된다.

최익철 신부ㆍ서울 신천동본당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