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부정부패 규탄 데모 전국으로 확대

입력일 2020-11-13 14:52:07 수정일 2020-11-13 14:52:07 발행일 1971-10-17 제 787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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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ㆍ서울에 이어 대건신대생들도
부정원흉 처단 요구
“사회정화 이룩하자” 구호 외쳐
【서울ㆍ광주ㆍ원주】지난 5일 원주교구 신자들의 데모를 시발점으로 경향 각지에서 부정부패를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8일 크리스찬 사회행동 협의회 산하 각 단체의 침묵데모에 이어 12일에는 대건신학대학 학생 전원이「부정부패 뿌리뽑아 민족중흥 이룩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가두 데모에 나섰다.

신ㆍ구교 2개단체 대표 26명은 크리스챤 사회행동 협의회 주최로 8일 오전 10시20분 가톨릭 학생관에서 사회정의 실현 촉진 기도회를 개최하고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미사를 박홍 신부 집전으로 봉헌했다. 대회에 참석한 26명은 박형규 목사의 특별기도를 바친후 부정과 불의부패를 규탄하기 위해 궐기한 천주교 원주교구의 성직자와 신자들의 외로운 행동을 적극 지지하며『우리도 함께 정의의 대열에 참여하여 악과 불의와 부정부패에 항거하여 기어코 이 땅에서 정의를 실현하고야 말겠다.』는 선언문을 낭독한후 『집권당은 허울좋은 선거공약으로 국민을 우롱치 말고 실제로 부정부패의 원흉을 엄중 처단하여 국민의 여망에 응답하라. 3백만 크리스챤들은 눌리고 힘없는 민중의 편에 서서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투쟁을 과감히 전개하자』등 12개조항의 결의문을 채택한후 「부정부패 일소」「사회정의 실현」을 쓴 천띠를 목에 두르고 사회의 소금이 되겠다는 뜻으로 소금을 나누어 먹은 후 소금이 든 플라스틱컵을 들고 가톨릭학생관에서 기독교회관으로 가던중, 긴급출동한 기동경찰대 30명에게 포위되어 10분동안 실갱이를 벌이다 11시42분 동대문 경찰서로 연행됐다가 오후 4시에 석방됐다.

광주 대건신학대학생들도 12일 오전 8시20분 학생 전원이 동교 성당에서 현 사회의 비뚤어진 양심을 바로잡고 부정부패 일소를 위한 특별전례를 마친후 교정에서 전 크리스챤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낭독하고 오전 10시20분 부정부패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에 나섰다. 신학생들은「부정부패 뿌리뽑아 민족중흥 이룩하자」「경제폭군 타도하고 노동권익 보호하자」「기독교인 궐기하여 사회정화 이룩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플래카아드를 앞세우고 시내로 향했으나 급거 출동한 기동경찰 50여 명의 제지로 학교정문에서 농성을 벌이다가 11시50분 교내로 들어갔다.

신학생들은 오후 3시 다시 가두행진에 나섰으나 이미 대기중인 기동경찰과 맞서 장시간의 농성을 벌이다가 현대사목헌장에 나타난 정치공동체와 교회를 낭독한후 복자찬가를 부르며 오후5시 교내로 들어왔다.

한편 지난 5일부터 연 사흘간 부정부패 규탄대회를 계속한 원주교구 신자들은 7일 오후 5시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위원회』를 결성, 부정부패 추방운동을 계속할 것을 다짐하면서 정부 당국에 대한 5개 요구사항을 재확인한 후 이어 특별미사를 봉헌하고 규탄대회를 일단 마쳤다.

지학순 주교를 위원장으로 한 투쟁위원회에는 민주수호 청년협의회 전국 학생연맹 자유종교 연구회 자유작가회 자유지성동우회 씨알의 모임 등 8개 단체가 원주교구와 함께 가입돼 있다. 이들은 투쟁위원회를 결성하면서 ①부정부패 특권의 원흉을 엄중 처단하고 ②공포의 정보정치를 즉각 중단하며 ③민중의 생활을 파멸과 절망속에 몰아넣은 책임을 져라고 요구하고 특권층의 이익옹호만을 위하는 중앙정보부의 해체와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반공법의 폐기 등을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