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종기도가 언제 어떤 유래로 시작되었는지 명확한 역사적 기록이 없다. 11세기 십자군 시대에 시작됐다는 일설이 있다. 예수님이 탄생하시고 사셨으며 수난과 죽음을 당하시고 묻히셨던 성지들이 이교백성들의 손아귀에 들어갔을 때 이 성지회복을 위해 소위십자군이 조직됐었다. 이들을 성지로 떠나보내면서 이들의 승리를 위해 성당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를 하던 것이 삼종기도의 유래라는 주장이다.
또 그 보다 늦게 14세기에 시작됐다는 설도 있다. 당시 성당이나 수도원에서 성무일도의 끝기도를 마칠 시간을 알리기 위해 종을 울릴 때 성모송을 세 번씩 바치던 것이 유래가 됐다고 한다. 즉 처음에는 저녁에만 종을 울리고 기도를 바치던 것이 차츰 아침저녁으로 바뀌었다가 나중에는 낮 기도까지 첨가됐다는 것이다. 이것이 당시 프랑스와 독일 지방에서 종을 치면서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던 관습과 합쳐져 삼종기도의 모습을 갖췄다고 하나 정확한 문헌적 기록은 없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교회의 공식인정을 받아 1568년에는 로마 성무일도에 삼종기도가 들어간 것이다. 삼종기도가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은 18세기라고하며 교황 베네딕또 13세가 삼종기도를 하는 사람에게 10년 한대사를 베푼 것도 18세기 (1724년 9월 14일)다.
저 유명한 밀레의 만종(晩鐘)도 엄밀히 말하면「삼종 기도」라는 제목이 더 맞다. 저녁노을이 깔린 들판에서 들일을 하던 순박한 차림의 농부 한 쌍이 삼종 소리를 듣고 일손을 멈춘 채 경건하게 강생의 신비를 묵상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교황은 일요일 낮 삼종기도를 백성들과 함께 바친다. 1981년 5월 13일 교황요한 바오로 2세는 아그자가 쏜 흉탄에 쓰러졌다. 그 날은 수요일이었다.
다음 일요일에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 한 교황은 삼종 기도를 녹음해서 백성들에게 내보냄으로써 삼종 기도의 중요성을 행동으로 일깨워준 셈이다. 삼종 소리를 은은히 들으면서 삼종기도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만 삼종 소리가 들리지 않더라도 마음이 종을 치면서 강생의 신비를 좀 더 자주 묵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