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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 드리는 편지 - 어린이 날의 소망

최현진ㆍ서울 고덕동본당ㆍ고덕국교 6
입력일 2019-09-18 17:16:17 수정일 2019-09-18 17:16:17 발행일 1987-05-03 제 155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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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

예수님 안녕하세요.

방금 아침 기도를 했으니까 기억하시죠? 로사여요.

어제 밤까지만해도 열이 펄펄나고 두터운 이불을 덮어도 춥고 기침이 나더니 지금은 가뿐합니다.

정말이여요. 믿지 못하시면 저의 수호천사님께 물어보셔요. 정말이니까요.

참 예수님 저는 예수님께 부탁드릴 것이 많아요.

첫째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용기를 주시는 것이여요.

저는 불쌍한 아이나 집안 형편이 어려운 아이를 보면 도와주고 싶지만, 남들이 손가락질하면서 욕을 할 것 같은 생각에 도와주지 못합니다. 대신 화살기도로 그 사람을 도와주지만 예수님의 사도가 되려면 용기가 필요하겠죠.

둘째로 원하는 것은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친한 친구들이 잘못을 하면 이해해주는데 동생들이 잘못을 하면 마구 때리게 됩니다.

하지만, 동생들은 제게 잘 대해 줍니다. 그런 동생들을 보면 다시는 때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해도 때리게 돼요.

예수님, 동생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셔요.

세째로 원하는 것은 종교가 차별 받지 않는 것이여요. 4학년 때의 친구들은 거의 불교신자였어요. 천주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천주교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았어요. 개신교 아이들은 천주교가 나쁜 종교라고 했어요. 화가 났지만 참았어요.

뭔가 잘못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한 동시에 그 아이들에게 천주교는 나쁜 종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읍니다. 저는 착한 일을 많이 하고 기도도 많이 했읍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점점 나를 따돌렸어요.

예수님, 저는 어떤 종교는 나쁘다라는 생각이 싫어요. 부디 그런 생각을 없게 해주셔요.

네번째의 부탁은 아이들은 천주교에 대해 흥미가 없는 것 같은데 흥미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여요.

4학년 가을 교리경시대회에서 추기경님 상을 받았답니다. 성당 친구들은 기뻐하면서 축하해 주었지만 시험을 보지 않은 아이들과 학교의 같은 반 아이들은 그런 상은 받고 싶으면 얼마든지 탈수 있다고 했읍니다.

예수님, 아이들은 천주교를 좋게 여기지 않아요. 성경말씀 한귀절을 외는 것보다는 가수가 부르는 노래 하나를 외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여러가지 만화 주인공은 알아도 성경에 나오는 예언자의 이름은 모릅니다.

예수님, 아이들이 천주교에 흥미를 가지도록 해주셔요.

다섯번째로 원하는 것은 미사시간에 아이들이 떠들지않는 것이여요.

신부님께 꾸중듣는 것은 싫어요. 또 우리 성당을 빨리 지을 수 있게 해주셔요.

예수님, 제가 쓴 모든 것이 이루어지도록 다시 한번 기도드립니다.

최현진ㆍ서울 고덕동본당ㆍ고덕국교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