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지난 2월 2일 대구대교구 사제영성월례회에 초청된 가톨릭大교수 최창무 신부의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부제 「이 평화가 실현되는 미사성제」)란 주제의 강연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주>
인간이면 누구나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평화가 무엇인지, 참 평화는 어떤 것이며 어떻게 얻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다양한 설명과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말에도 『안녕하십니까』 『편안히 계십시오』 하며 문안을 드리거나 안부를 물으며 인사한다. 평화는 이만큼 공통적이어서 너무나도 친근한 말이며 또 바램이다. 이와 같은 인간적 상황에서 우리가 주저함이 없이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라고 선포하고, 참 평화는 무엇이며 어떻게 얻어지는지를 천명하는 것은 하나의 신앙행위이다. 신앙행위가 되는 것은 평화가 인간의 지혜나 능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이 우리에게 내리신 은혜임을 알고 고백하기 때문이다.
89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성체대회에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란 로 표어를 세운 은 세상과 인류의 평화가 예수 리스도안에서 또 그분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신앙진리를 선포하고 이 진리를 믿고 생활함으로 얻은 우리의 평화를 맛보고 증거하기 위해서이다.
▲평화의 뜻은 무엇인가?
성서에서는 평화가 하느님의 선물이며 인간들의 진실하고 성실한 생활에서 얻어지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평화의 의미를 신학적으로 살펴보면, 한마디로 창조신앙에 기초를 두고 있다. 즉 하느님은 세상을 온갖 혼란과 무질서에서 구원하시어 조화있고 행복한 삶의 자리로 만드시어 인간에게 내어 주셨다는 신앙에 근거했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이 중심이 되고 인간이 기준이 되어 현세적행복과 평화를 정하거나 평가할 수 없으며 또 그렇게 해도 안된다는 새로운 「평화의 길」을 제시받은 것이다.
또 참 평화와 거짓평화에 대한 예언자들의 가르침을 중시해야한다. 예언자들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참평화를 계획하시지만 인간들은 자기들 욕심에 눈이 어두워 그릇된 길을 걷고 거짓평화에 속는다고 가르쳤다. 참평화는 하느님께로의 귀의이며 회개이고 속죄인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이며 하느님의 집에 머무는 것이다.
하느님은 평화를 이루시는 하느님이고 하느님께 순응하는 인간 즉 하느님 백성은 평화를 이룩하는 일꾼이 된다. 이와같이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고 화평과 조화의 공존이 이뤄질 때 곧 하느님 나라, 평화의 왕국이 이뤄지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인류가 고대하던 참평화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성취되었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마음에 든 아들이시고(마태3, 17)아버지의 뜻을 따라 산 아들이시며(요한4, 37등)평화를 약속하셨고 그 평화를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주셨다(요한14, 27등). 이 평화는 거짓 평화와 구별되며(루까12, 50~53) 하느님께 감화되고 죄를 용서받음으로써 주어지는 평화다(요한20, 21~23).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써 세상에 평화를 주셨다. 전쟁으로 적을 물리치거나 힘으로 억압하여 평정을 이루는 인간적 평화가 아니고 원수를 사랑하고 죄를 용서해주며 잘못을 기워 갚음으로(로마5, 6~11), 하느님의 정의와 자비가 서로 만남으로(시편85, 11~14), 행복과 평화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떠난 인간을 다시 하느님과 화해시킴으로(Ⅱ고린5, 14~19)이루셨다.
이렇게하여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가 되셨으며(에페2, 13~14 그 분 안에서 넘치는 은총을 받는 것이다(로마5, 15).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그리스도처럼 사는 것이 참 구원의 길이며 행복의 길이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없이 명확한 사실인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 신비는 미사성제 안에서 재현되고 재현되어야 한다.
미사성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된 사람들을 그리스도 안에 하나로 만드는 신비로서 일치의 성사이다.
미사성제는 주께서 오실 때까지 충실히 반복하며 희망 안에 평화를 기원하는 의식이다. 전례로써 신앙인들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확인하고 바르게 사는 강력한 힘을 받는 것이다.
인간 삶의 의미와 목표를 바르게 조명하는 미사성제는 모든 것이 하느님께로부터 왔으며 다시 하느님께로 돌아가야함을 인정하고 천지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흠숭하고 진리와 정의에 입각한 질서와 조화를 발견하고 세움으로써 평화에 이르게 한다.
하느님께 대한 진정한 감사와 찬미를 드리며 봉헌되신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 자신들을 산 제물로 바치어(로마12, 1~2) 하느님께는 영광이 되고 우리에게는 구원이 되게하는 기념제인 미사성제를 통해 우리의 세계관이 확립돼야 한다.
우리는 사랑과 신뢰심을 가지고 완성의 그날까지 끈기있게 희망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와 같이 생활한 이들의 삶은 하느님의 축복으로 평화를 누리게 되며(루까2, 14등),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라고 고백하는 이들의 삶일 뿐아니라 제 2의 그리스도가 되는 길이다.
우리는 미사를 왜 거행하며 어떻게 거행하고 있는가? 어떻게 거행해야 할 것인가? 여기에 대한 답을 미사를 옳게 인식하고 정중하고도 살아있는 의식으로 집전함으로서 얻어진다고 생각한다. 미사성제야말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체가 역사안에서 2천년을 살아오면서 시행한 감사와 찬미의 기도이며 바르게 신앙을 고백한 믿음의 길이었고 종말을 향해서 끈기있게 지켜온 희망과 위로와 기쁨의 잔치였기 때문이다. 우리도 미사성제가 우리의 삶을 위한 찬미와 감사의 제사가 되게하고 바른 신앙을 고백하여 익히는 신앙생활의 산교육장이 되게하며 희망과 즐거움이 지배하는 믿는 이들의 잔치가 되게 한다면,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마련하신 새 생명과 기쁨을 맛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진정 그분이야말로 우리의 평화이시고 평화가 되어주실 것이며 이 평화는 그 누구도 빼앗아가지 못할 것이다(골로3, 15)